EPDM·Nd-BR 증설로 아시아 고기능성 합성고무 시장 선점 경쟁
[뉴스핌=정경환 기자] 아시아 시장에서 금호석유화학과 랑세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두 회사는 최근 에틸렌 프로필렌 디엔 모노머(EPDM)와 네오디뮴 부타디엔 고무(Nd-BR) 증설을 완료, 고기능성 고무 시장 선점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3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금호폴리켐은 여수 2공장에서 EPDM 4라인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세계 3대 EPDM 메이커인 금호폴리켐은 이번 증설로 연 22만톤의 EPDM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EPDM은 강도와 내후성이 우수한 고기능성 합성고무로 자동차 범퍼, 웨더스트립, 세탁기 튜브고무, 선박용 케이블 등에 주로 사용된다. 세계합성고무생산자협회(IISRP)는 2019년 전 세계 EPDM 시장 규모가 146만8000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액으로는 3조원이 넘는 규모다.
금호폴리켐은 아시아 지역의 자동차 부품 시장지배력 확대를 위해 2013년에 이어 올해에도 EPDM 6만톤을 증설, 3년간 생산능력을 2배 이상 증대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이 향후 전 세계 합성고무 시장을 리드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이유로, 모두가 아시아 시장 확보에 더욱 집중,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합성고무 세계 1위 메이커 랑세스는 지난 4월 중국 창저우에 EPDN 합성고무 신규 공장을 준공하고 양산에 들어갔다. 그간 주로 유럽과 미국 지역에서 생산해오던 것을 아시아 지역에 공장을 새로 지어 물류비 부담 등을 줄여 아시아 EPDM 시장에서 앞서 나가는 금호석유화학을 따라잡겠다는 계산이다.
연산 16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중국 창저우의 EPDM 공장은 중국 및 아시아 지역 고객의 니즈에 특화된 10종의 프리미엄 EPDM 고무를 생산, 공급하게 된다. 2억3500만유로(약 3120억원)가 투자된 신규 공장은 연구개발(R&D)센터와 물류센터를 함께 갖추고 있어 아시아 지역 내 EPDM 공급에 허브 역할을 할 예정이다.
'켈탄(Keltan)' 브랜드로 공급되는 랑세스 EPDM고무는 밀도가 낮고 열·산화·화학작용·마모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며, 절연 효과가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EPDM과 더불어 Nd-BR에서도 금호석유화학과 랑세스는 피할 수 없는 일전을 치러야 한다.
Nd-BR은 최첨단 부타디엔 고무로, 타이어를 비롯해 골프공, 런닝화 및 컨베이어 벨트 등에 적용된다. 타이어의 회전저항을 감소시켜 연비 향상에 기여하며, 내구성 및 안전성을 높여 고성능 친환경 타이어 핵심 원료로 꼽힌다. 국내에도 도입된 '타이어 라벨링' 제도 등 타이어의 친환경성이 강조되는 추세에 발맞춰, 향후 합성고무 시장에서 더욱 각광받게 될 것으로 기대되는 소재다.
이에 랑세스는 최근 싱가포르 주롱섬에 약 2억유로(2660억원 상당)를 투입해 Nd-BR 공장을 신설했다. 이 공장은 랑세스가 아시아 지역에 처음 설립한 Nd-BR 공장으로, 기존 생산 노하우와 최신 기술이 집약된 최첨단 설비와 연산 14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랑세스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은 랑세스 그룹 매출의 약 25%가 발생하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이번 신규 공장들은 이동성 증대 및 도시화 메가 트렌드에 따른 합성고무 수요에 대응하며 랑세스 성장을 견인하는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d-BR과 관련, 금호석유화학은 연 5만5000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랑세스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다소 뒤지지만, 절대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현재로선 Nd-BR 원가경쟁력에서 랑세스가 조금 낫다"며 "하지만, 친환경 트렌드가 확산될 것을 감안하면, 반드시 잡아야 할 시장"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