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채권단 복원 및 자금지원 설득 위해...과정 험로 예상
[뉴스핌=노희준 기자] 삼성중공업과의 경영협력 협약 체결을 이끌어낸 수출입은행이 연말까지 필요한 성동조선해양의 추가 자금 지원 규모를 산정키 위한 실사에 착수했다. 수은은 가급적 이달 중순까지 실사를 마치고 정확한 지원 규모를 확정, 채권단 복원 및 자급 지원 참여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3일 수은 관계자는 "성동조선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사전 기초작업을 회계법인(안진회계법인)에 시켜 놓았다"며 "최소한 9월 중순에는 끝나야 채권단 설득도 바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동조선 야드에서 현재 건조되고 있는 선박 공정, 연말까지 진행 상황 등이 기본적인 점검 대상이다.
앞서 홍영표 수은 수석부행장은 지난 1일 기자와 만나 추가 자금지원 규모와 관련, "(성동조선이) 수지나 유동성에서 흑자전환이 앞당겨질 것이라 보고 있어 기존 실사보다 좋게 나올 거라 기대하고 있지만, 추가 실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은은 지난 6월 단독으로 선박건조 자금 등에 필요한 3000억원을 지원해 성동조선의 유동성 위기를 넘겼지만, 기존 수주 물량 건조 비용 중 일부만 충당했던 것으로 곧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은은 이달 말에 2000억~3700억원 수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기존 실사 추정치에 불과하다. 특히 이덕훈 수은 행장은 추가 지원 규모를 2000억원 안팎으로 내다봤지만, 지원 규모는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은 관계자는 "지난 3월 실사에 기초한 자금 규모로 실사 결과와 삼성중공업의 투입 물량을 봐야 하지만, 2000억원보다는 많아질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은 경영협력 협약에 따라 성동조선의 신규 선박 수주를 발굴, 주선하고 삼성중공업의 선박 블록 등 일감을 제공키로 했다.
수은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실사 및 삼성중공업과의 협의를 통해 정확한 자금 지원 규모를 확정, 채권단 복원 및 자금 지원을 위한 설득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일단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채권단에서 빠진 무보를 설득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수은 관계자는 "개별 기관의 힘든 상황을 고려하다 산업 구조조정 차원의 전체적인 그림이 흐트러지면 제대로 된 구조조정이 힘들 것"이라며 "국책기관이 삐걱거리면 상업은행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국책금융기관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채권단 복원 및 자금 분담 지원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보 관계자는 "반대매수청권을 행사했을 당시와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도 "위탁경영 및 자금지원 규모와 상관없이 추가 지원을 하기 어렵다"며 "추가 대출을 하는 순간 우리는 추정손실로 분류해 충당금을 80% 쌓아야 한다. 은행 사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