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채권단 2000~3700억원 유동성 지원 필요"
[뉴스핌=노희준 기자] 이덕훈(사진) 수출입은행장은 1일 "삼성중공업과의 경영협력 기간에도 성동조선에 대한 M&A(인수합병)는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연말까지 성동조선에 대한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 필요액은 최대 3700억원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 행장은 이날 삼성중공업과 성동조선의 최장 7년 경영협력협약 체결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우선 위탁경영기간에도 성동조선의 M&A는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행장은 "누구라도 빨리 성동조선을 사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팔 용의가 있다"며 "성동조선을 갖고 있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경영협력협약에도 '위탁경영 중 M&A를 배제한다'는 내용을 포함해 M&A 관련 내용은 전혀 없다.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에 대해 최장 7년간 경영협력을 지원키로 했다. 기본기간 4년이고 양측 합의에 따라 3년을 더 연장하는 방식이다. 기본기간 4년내라도 성동조선의 상황이 좋아져 매수자가 나타난다면 인수합병을 시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행장은 올해 금융권이 성동조선에 추가로 지원할 금액에 대해서는 "2000억원 안팎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수은은 지난 6월 긴급 유동성 지원으로 3000억원을 단독 지원했는데, 기존 수주 물량 건조 비용 가운데 일부분에 불과하다.
홍영표 수석부행장은 "종전 회계법인 실사 추정지에 따르면, 2000억~3700억원 수준"이라며 "2000억원은 성동조선이 수주활동을 계속해서 선수금(계약금)을 받는다는 가정에서, 3700억원은 일정기간 수주를 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홍 부행장은 또 "현재 삼성중공업에서 중기경영계획 초안을 받았다"며 "수지나 유동성에서 흑자전환이 앞당겨질 것이라 보고 있어 기존 실사보다 좋게 나올 거라 기대하고 있지만, 추가실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은은 추가 자금지원을 단독지원이 아니라 채권단 내에서 소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한 무역보험공사 등을 대상으로 채권단 복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 행장은 이와 함께 성동조선에 대한 전문경영인 파견 계획은 당장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 계획은 없고 삼성중공업이 개입할 문제는 아니지만, 삼성중공업과 협의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성동조선에 대한 출구전략으로는 "성동조선의 경쟁력을 갖추는 게 출구전략"이라며 "생각보다 성동조선의 경쟁력이 빨리 갖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조선사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포기할 수 없다"고도 했다.
경영정상화의 기준에 대해서는 "일시적인지 지속적인지 봐야 하지만 일단 흑자전환을 하면 경영정상화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저가수주 문제를 두고는 이번 경영협력협약 체결로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최근 수주한 것도 적자수주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홍 수석 부행장은 이와 관련, "채권단협의회의 수주가이드라인은 영업이익이 나는 수주만 허용하고 있다"며 "RG발급 시에도 출혈수주라 판단되면 RG를 발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은, 삼성중공업, 성동조선은 이날 위탁경영은 맺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영업, 구매 생산, 기술부문 지원에 나서고 수은이 인사, 노무, 재무 등 전반적인 경영관리를 담당한다.
다만, 영업과 구매, 생산, 기술 분야를 포함해 모든 부분의 최종 의사결정은 성동조선 경영진이 담당하며, 모든 분야의 중요현안은 두 조선사와 수은 임직원으로 구성된 경영협의회(심의기구)를 거쳐 처리된다.
삼성중공업은 지원 분야별로 10~15명 정도의 '경영지도단'을 파견하지만, 경영진 파견은 아니다. 이는 삼성중공업의 실질적 지배력 행사로 인한 계열사 편입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한편, 성동조선에 대한 수은의 익스포져는 8월말 현재 2조1053억원으로 확인됐다. 대출잔액이 1조1322억원이고, 이행성보증이 9731억원이다. 이 가운데 부채를 주식으로 바꾼 출자전환액은 총 1조261억원이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