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고 급감 '우려'…등급 하락 가능성은 낮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인도네시아가 말레이시아보다 자본 유출 위험에 더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6일(현지시각)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카이란 커리 이사는 "말레이시아의 경우 자본시장이 더 커 기업이나 은행들의 외자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그에 반해 인도네시아는 자본 유출입에 훨씬 더 취약한 상태로 인도네시아 외환 보유고가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경고했다.
월별 인도네시아 외환보유고 규모 <출처=인도네시아중앙은행/블룸버그 재인용> |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외환보유고는 7%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말레이시아에 비하면 축소폭이 적은 수준이지만 인도네시아 통화당국이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해 자금을 풀고 있는 상황은 충분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로 동남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진 가운데, 지난 7월 말 이후 루피아 가치 하락세는 4.9% 정도로 말레이시아 링깃화의 11%에 비하면 비교적 낙폭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 3개월 동안 유가 약세와 나집 라작 총리의 비자금 의혹 사건 등으로 인도네시아 주식과 현지통화 표시 채권 가격은 말레이시아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떨어졌다. 이 기간 인도네시아 주식은 15% 떨어졌고 말레이시아 주식은 10%가 밀렸다. 현지통화 표시 채권의 경우 말레이시아는 0.7%가 밀렸으며 인도네시아는 1%가 하락했다.
S&P의 커리 이사는 "인도네시아 정부도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고 중앙은행도 현지 자본시장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며 "상대적으로 말레이시아 자본 시장은 규모나 깊이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S&P가 당장은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의 신용 등급을 하향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S&P는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인도네시아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로 제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이보다 네 단계 높은 'A-'에 전망도 '안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BMI리서치 소속 스튜어트 올솝도 말레이시아 경제가 인도네시아보다는 근간이 탄탄하다며, 말레이시아가 2분기 18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기록한 반면 인도네시아는 44억8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