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부동산시장 기웃, 채권보다 주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극심한 시장 변동성과 통화정책 불확실성 속에 슈퍼 부자들은 어디에 투자하고 있을까.
글로벌 주식시장 가운데 상당수가 고점 대비 20% 내외로 하락한 가운데 단기보다 중장기 투자에 집중하는 고액 자산가들조차 이번 여름 자산시장의 급등락에 심리적인 혼란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자산시장의 하강 기류에 투자 차익을 실현하기보다 저가 매수 기회를 찾는 데 적극적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달러 유로 등 주요 통화[출처=블룸버그통신] |
또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채권에 비해 널뛰기를 연출하는 주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끌고 있다.
유비에스(UBS)에서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운용을 담당하는 사이먼 스마일스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는 “고객들이 여전히 부동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미국이나 영국보다 그 밖에 유럽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엿보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산 규모가 3000만달러 이상인 부자들의 경우 고급 호텔을 포함한 초고가 부동산 자산 매입에 집중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이와 별도로 캠든 웰스가 이른바 ‘패밀리 오피스’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슈퍼 부자들은 주거용 부동산을 유망자산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총 자산 규모 8억600만달러의 224개 패밀리 오피스 가운데 42%가 주거용 부동산을 직접 매입하는 형태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금융시장 대혼란기에 헤지펀드 업계의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슈퍼 부자들 사이에서 헤지펀드는 여전히 주요 투자 통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패밀리 오피스의 총 자산 가운데 헤지펀드 투자 비중이 9%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채권이나 금에 비해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주식의 기대 수익률이 높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고객 당 평균 자산이 500만유로에 달하는 로스차일드 웰스 매니지먼트는 과거 100년 통계를 근거로 볼 때 장기 투자 수익률은 채권보다 주식이 높았고, 앞으로도 이 같은 논리가 성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고, 하락 압박이 우세하지만 고액 자산가들은 자산 운용에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를 감안하고 있다고 로스차이드 웰스 매니지먼트는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