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나스닥 지수가 2%를 훌쩍 넘는 조정을 보이면서 뉴욕증시의 4개 주요 지수가 일제히 데드 크로스에 진입했다.
이 같은 현상은 1979년 이후 불과 13차례에 불과했던 것으로, 적어도 기술적인 측면에서 적신호에 해당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3분기 이익에 대한 우려가 이날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28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12.78포인트(1.92%) 폭락한 1만6001.89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49.57포인트(2.57%) 떨어진 1881.77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42.53포인트(3.04%) 폭락한 4543.97에 마감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가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선을 뚫고 내려간 데 따라 이들 3개 주요 지수와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등 4대 지수가 모두 이른바 ‘데드 크로스’를 맞았다.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가는 현상은 투자자들 사이에 증시 약세 신호로 해석된다.
선다이얼의 제이슨 로퍼트 대표는 “이론적으로 보자면 발생한 데드 크로스는 매도 신호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이날 장중1만6000선을 뚫고 내려간 한편 생명공학 섹터가 강한 하락 압박을 받는 등 증시 전반에 걸쳐 하강 기류가 뚜렷했다.
해외 증시의 가파른 하락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경제 둔화 리스크가 주가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 함께 3분기 종료 시점을 앞두고 기관들의 포트폴리오 정비도 주가 하락에 힘을 실었다는 지적이다.
FBB 캐피탈 파트너스의 마이크 베일리 리서치 이사는 “3분기 종료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손실을 낸 종목의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말하자면 모멘텀 매도가 벌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의 약값 규제 발언이 여전히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바이오셰어 펀드의 폴 유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증시의 패닉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도처에 잠재됐다”며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정치 리스크를 지금까지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록웰 글로벌 캐피탈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커다란 불확실성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행보”라며 “이 때문에 경제 지표가 개선돼도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자들 발언은 여전히 엇갈린다. 이날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제 트렌드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금리인상을 보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준은행 총재는 연내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8월 잠정주택판매지수가 109.4를 기록해 전월보다 1.4% 하락,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0.4% 상승과 엇박자를 냈다.
종목별로는 애플의 주가 약세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아이폰 6S와 6S플러스의 첫 주말 판매 규모가 1300만건을 상회, 호조를 보였지만 애플 주가는 2% 가까이 떨어졌다.
골드만 삭스가 4% 가까이 하락했고, 뉴몬트 마이닝과 프리포트 맥모란이 각각 4%와 10% 가량 내리는 등 원자재 관련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