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휘청였던 화장품株 '기대'...바이오·헬스케어株 '글쎄'
[뉴스핌=이보람 기자] 중국에선 중추절에 국경절까지 이어지는 최장 12일 간의 연휴가 시작됐다. 이 기간 동안 최대 21만명이 넘는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여의도 증권가에선 상반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영향으로 휘청였던 화장품, 바이오·헬스케어주 등에 대한 수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단, 국내 바이오주의 경우 최근 미국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발언과 약가 규제 발표 등으로 상승세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3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추절이 시작되는 26일부터 국경절 마지막 날인 내달 7일 사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은 21만명 규모로 전년(2014년 10월 1일~10월 9일)보다 30% 증가할 전망이다.
요우커(遊客)들의 방한으로 국내 증시에서 주목하고 있는 업종은 단연 화장품과 바이오·헬스케어다. 특히 메르스로 휘청였던 실적이 이번 연휴를 계기로 다시 기지개를 펼 수 있을지 기대되는 상황.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르스로 감소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되는 추세"라며 "이번 연휴를 기점으로 그동안 침체돼 있던 요우커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요우커 관련주들은 메르스때문에 올해 2분기와 3분기 초까지 실적이 꺾이는 등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연휴 기간이 길고 메르스라는 부정적 요소가 사라지면서 이들 종목이 얼마만큼 회복하는지를 주의깊게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다만 "상반기 증시를 이끌었던 종목들 가운데 바이오나 헬스케어 관련주들은 미국 쪽에서 힐러리 코멘트가 나오며 일제히 하락하고 있어 주가 상승은 기대한 것 보다 제한적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해당 종목들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화장품 대표주 아모레퍼시픽은 요우커 기대감에 중국 연휴가 시작되기 전부터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30일 오후 2시 20분 현재 전날 보다 1만8500원, 5.05% 오른 38만5000원에 거래 중이다. 9월 최저점은 32만원 초반이다.
이날 오전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던 LG생활건강도 같은 시간 전거래일 대비 3만6000원, 4.36% 상승한 86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화장품 관련주인 산성앨엔에스 에이블씨엔씨 등도 화장품 관련 수혜주로 분류되며 소폭 상승세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올해 여름들어 최근 몇 년사이 최고점을 찍고 고전을 면치 못하던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 관련주도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오는 10월 1일부터 9일까지 하나투어를 통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요우커는 3600명 가량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24% 증가한 수준이다.
아울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주, 호텔신라 파라다이스 GKL 등 호텔 및 레저 관련주가 수혜를 볼 전망이다. 쇼핑관련주인 신세계나 롯데쇼핑도 수혜주로 꼽힌다. 또 연휴 기간 동안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현지에서도 인기있는 소비재와 관련된 모나리자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 로만손 등의 실적도 긍정적으로 예상된다.
반면 바이오·헬스케어 종목들은 의료한류 바람을 타고 대표적인 요우커 수혜주로 분류되는데도 불구하고 줄줄이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약가 규제 관련 이슈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탓이다.
미국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제약사들의 폭리를 참을 수 없다는 글을 올렸고 이후 약가 규제와 관련한 공약을 발표했다. 이후 나스닥(NASDAQ)에 상장된 바이오 관련 종목이 연일 급락하며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코스피에서 의약품 업종은 오전 한 때 3% 넘게 빠지기도 했다. 경보제약은 이날 오후 2시 6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3200원, 18.5% 하락한 1만41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유유제약 우선주 역시 15% 내외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에서도 코아스템이 8% 넘게 하락하고 있으며 펩트론 인트론바이오 오스코텍 등도 5% 넘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정보라 동부증권 연구원은 "힐러리의 약가 규제 공약이 미국 바이오 주가 하락의 신호탄이 됐다"며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경우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펀더멘털 변화는 없지만 당분간 주가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