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기대 꺾이면서 유동성 유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머징마켓으로 글로벌 투자 자금이 3개월만에 유입, 펀드플로에 반전이 일어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보류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 결과로 풀이된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풀리면서 신흥국에 대한 베팅을 재개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달러화 및 유로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된 것은 14주만에 처음으로, 연초 이후 6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 썰물이 발생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같은 기간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로도 4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이 역시 12주일만에 첫 ‘사자’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지난 여름 글로벌 증시의 대혼란을 일으켰던 중국 증시로 14주간 최대 규모의 자금이 밀려들어 투자 심리의 호조를 반영했다.
9월 미국 고용 지표가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면서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이 불발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전반에 걸친 펀드 플로 역시 투자자들의 ‘리스크-온’ 심리를 반영했다. 글로벌 주식 펀드로 한 주 동안 26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4주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았다. 채권 펀드로 38억달러의 자금이 유입, 12주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국채와 정크본드의 투자에 집중하는 펀드에서는 15주만에 처음으로 자금 유출이 발생했지만 그 규모는 미미했다.
BofA는 “이머징마켓이 살아나고 있다”며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으로 하락 압박에 시달렸던 자산이 다시 자금을 유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긴축 기대감에 파죽지세로 올랐던 달러화 주춤하자 원자재와 이머징마켓으로 자금 선순환을 일으키기 시작했다는 판단이다.
EPFR 글로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머징마켓 주식 펀드의 자금 유출이 지나쳤고, 역발상 전략으로 매수가 적절한 시점에 달했다”며 “하지만 자금 유입에 이번 반전을 일으킨 것은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계감이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일격을 맞았던 미국 주식 펀드로도 한 주 사이 7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