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유동성 확보 및 운영자금 확보 비상..영구채 발행 등 대안 모색
[뉴스핌=김신정 기자] 현대증권 매각작업이 실패하며 현대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작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의 영구채 발행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안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해운업황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일본 오릭스의 전격적인 현대증권 인수포기로 자구계획 이행에 상당부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현대그룹은 당초 현대증권 매각으로 약 3000~4000억원의 자금수혈을 기대했다. 현대증권 매각금액 6500억원 중 2000억원 가량은 산업은행 대출 상환에 쓸 예정이었다.
현대그룹은 향후 주 매각사인 산업은행과 현대증권 재매각을 진행할지 여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주관사인 산업은행과 협의 후 재매각 등의 새로운 방향을 마련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매각 상황도 여의치 않다. 현재 업계 1위인 대우증권 매각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계약을 파기한 오릭스에 대한 소송 추진 여부에 대해선, "향후 산은과 협의를 통해 진행될 사안으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현대그룹은 밝혔다.
현대그룹은 지난 2013년 12월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한 이후 현대증권 매각 등을 포함한 자구안을 추진해 왔다. 현재까지 현대그룹은 LNG운송부문 매각,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등을 통해 자구안 이행금액 총 2조9280억원을 마련했다. 현대그룹은 당장 현대증권 매각 불발로 인한 재무구조개선 방안 추진에 대한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자구안 대책에 포함된 현대증권 매각 외에 다른 방안은 거의 100%가량 이행해 가고 있다"며 "이번달 안으로 현대증권이 매각이 안되더라고 당장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현대증권 매각이 불발되더라도 예정돼 있던 현대상선의 영구채 발행 등이 남아 있어 자구안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수 있다는 게 현대그룹측의 설명이다.
현대상선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영구채 발행을 완료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발행규모나 금액은 추후 열릴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방침인데, 3500억원 규모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대그룹의 낙관적인 기대 표명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자구이행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게자는 "현대상선이 자산매각과 원가절감 등 지속적인 자구안을 추진해 왔지만, 업황 침체에 따른 실적회복 지연으로 유동성 우려를 털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현대증권 매각자금도 유동성 확보 및 운영자금에 쓸 예정이었으나, 매각이 불발됐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