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단 3D TLC 낸드플래시 기술 연내 개발 완료 묵표
[뉴스핌=황세준 기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인 3D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잰걸음 중이다.
23일 관련업계 및 회사측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내년부터 48단 3D TLC(Triple Level Cell)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기 위해 연내 기술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을 끊어도 저장된 내용이 보존되는 반도체로 USB 메모리카드와 스마트폰이 대표적인 낸드플래시 사용 제품이다. 낸드플래시의 ‘3D‘는 반도체 셀을 층층이 쌓아올려 저장용량을 늘리는 기술을 말한다.
현재 48단으로 쌓는 게 최신 기술로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 수준에 도달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32단, 올해 8월 48단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48단 3D 기술에 TLC 기술까지 접목시켰다. 3D가 아파트의 층수를 높이는 개념이라면 TLC는 층마다 방을 늘리는 개념으로 반도체 셀 하나당 3개의 정보(비트)가 저장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한 장의 낸드플래시로 64기가바이트(GB)용량을 구현했다.
2D/3D 낸드플래시 개념도 <자료=SK하이닉스> |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아이폰6 64GB 모델의 경우 8GB짜리 8장을 겹친 낸드플래시가 사용되는데 이를 1장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제조원가 절감 등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SK하이닉스는 36단 MLC(Multi Level Cell) 3D 낸드플래시 제품을 최근 개발 완료해 모바일 고객사와의 샘플링에 들어간 상태다. 높이와 방의 개수에서 삼성전자보다 1세대 뒤져 있는 셈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48단 TLC 3D 낸드플래시를 연내 개발하는 동시에 내년부터는 3D 낸드플래시 물량 확보를 위한 생산체제로 전환,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좁힐 계획이다.
회사측은 지난 22일 가진 3분기 실적발표에서 청주공장의 2D 낸드플래시를 3D로 전환하고 올해 8월 증설 완료한 이천공장 M14팹의 2층을 3D 낸드플래시 생산에 할당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천공장은 SK하이닉스의 또 다른 주력 제품인 D램을 생산하는 기지로 M14팹에서는 낸드플래시의 원재료인 웨이퍼를 최대 월 20만장 규모로 생산이 가능하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낸드플래시가 최첨단 모바일 IT기기 및 다양한 소비자 가전에서 잇따라 사용되고 있는 만큼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과거 USB 메모리카드, MP3 플레이어, PMP 등이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주요 수요처였으나 최근에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모바일 분야에서 멀티미디어 기능의 확대에 따른 채용량 증가로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또 “스마트TV, 스마트카 등 신개념 도입으로 인해 과거에 저용량의 낸드플래시 메모리만 사용했던 분야에서 고용량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고용량 제품 개발에 3D 셀이 필수적으로써 이제는 같은 크기의 웨이퍼로 얼마나 높은 층을 쌓느냐가 경쟁 패러다임”이라고 밝혔다.
관련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양대 산맥으로 그동안 웨이퍼 한 장에서 얻을 수 있는 칩의 숫자를 늘리는 ‘미세공정’ 기술로 경쟁해 왔으며 이제는 반도체 구조 자체를 3차원으로 변화시키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48단 3D TLC 낸드플래시가 아직 시장의 주력 채택 품목이 아니지만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얼마만큼 빠르게 따라잡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후발주자들이 3D 낸드플래시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어 더 그렇다.
중국 국영기업 칭화유니그룹이 대주주로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낸드플래시 분야 세계 4위인 샌디스크를 190억달러에 인수키로 했으며 인텔은 향후 3~5년간 중국 다롄 공장에 6조원을 투입해 신규 3D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을 월간 80~100K 확보할 계획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중국 다롄 NAND 라인 독자 건설과 중국 자본의 샌디스크 인수 등은 승인 결과를 아직 예측할 수 없고 내년까지는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나 현실화될 경우 SK하이닉스에 부정적”이라며 “낸드플래시 시장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