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샹(徐翔) 택희투자 회장 |
[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당국이 투자귀재인 사모펀드 업계 대부, 쉬샹(徐翔)을 내부자거래 등 주가조작 혐의로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 질서 확립을 위해 장외 불법융자 단속에 나섰던 중국 증권 감독당국이 이제는 업계 고위 관계자의 내부자거래 등 불법행위 근절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中信證券) 고위관료 역시 비슷한 혐의로 연행되어, 현재 수 개월 째 공안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저녁 중국 증권가에서는 쉬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닝보(寧波)의 한 지역에서 체포됐다는 소식이 급속도로 퍼졌다. 이후 수시간 뒤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 등 중국 언론은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 택희투자(澤熙投資) 쉬샹 회장이 이 날 오전께 공안기관에 연행됐다고 보도했고, 2일 관영 신화통신은 쉬샹이 내부자거래·주가 조작 등의 혐의로 체포되어 공안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택희투자는 중국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로, 연간 200-30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중국 증시 투자 신화를 썼다. 이 회사가 시찰에 나서거나 투자하는 종목마다 주가가 올라 투자자들은 물론, 매스컴의 주목까지 받았다. 관리 자산규모는 수 백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76년생인 쉬샹은 택희투자의 ‘수장’으로, 택희투자가 포지션 확대 및 축소·청산을 결정할 때는 그의 판단이 절대적인 영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쉬샹은 “회사 연구팀이 업계 및 기업에 대한 분석과 실사를 통해 종목을 선정하면 내가 투자여부를 최종 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쉬샹의 체포 소식에 업계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쉬샹이 투자했던 이른바 ‘쉬샹 테마주’ 리스트가 다시금 주목을 받는 등 이번 소식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건강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매일경제신문은 한 사모펀드 관계자를 인용, 관리당국의 목적은 증시 가치의 정상화에 있고, 특정 재료에 투자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증시 파동 이후 주요 증시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장위쥔(張育軍)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조리와 청보밍(程博明) 중신증권 사장 등이 기율 위반과 내부자 거래 등을 이유로 구속됐고, 쉬강(徐剛), 집행위원 거샤오보(葛小波), 류웨이(劉威) 등 간부들도 대거 체포됐다.
중신증권은 최근 “청보밍 회장 등이 내부자거래 및 내부정보 유출 등 혐의로 공한기관의 조사를 받고있다”며 “모든 업무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공시했다.
한편 11월 첫 장인 2일 중국증시는 쉬샹 회장의 체포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전장대비 1.70% 하락한 3325.09 포인트로 거래를 마쳤고 선전지수는 2.09% 내린 11304.88 포인트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