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회사채 시장 리스크 피크 도달 주의보
[뉴스핌=이승환 기자] 올 들어 중국의 회사채 발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회사채를 담보로 한 고 레버리지 투자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레버리지 청산이 촉발한 지난 6월의 증시폭락이 회사채 시장에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회사채 시장은 올 초 당국의 회사채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확대됐다. 여기에 지난 6월 시작된 A주 폭락으로 대량의 자금이 회사채 시장으로 유입되며 시장 팽창이 더욱 가속화 됐다.
전문가들은 회사채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고 레버리지를 통해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투자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회사채 시장이 주식시장에 이어 중국 금융시장의 시한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
류동량 초상은행 고급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회사채 시장에 버블이 형성됐다는 지적이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시중 자금의 불확실성 확산이 회사채 시장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위안화[출처=AP/뉴시스] |
◆ 초고속 팽창한 채권시장...정책효과 + 주가폭락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지난 1~8월 공사채 발행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두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 8월말 기준 상하이거래소의 회사채 발행횟수는 전년동기 대비 56.7% 증가한 514회로 집계됐다. 발행금액은 2762억5000만위안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금액 829억위안 보다 233.2% 늘어난 규모다.
중국의 회사채 시장은 올 초 ‘공사채발행과거래관리법’(이하 관리법) 이 발표되면서 규모가 빠르게 확대됐다.
중국 당국은 관리법을 통해 회사채 발행범위를 기존의 상장사에서 비상장사까지 확대했다 동시에 발행 심사 기준도 완화해, 심사 소요 기간이 30~40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6월 시작된 주가폭락으로 대량의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유입된 점이 회사채 시장 팽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6월 새롭게 발행된 회사채 총액은 전월대비 138% 늘어난 265억14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7월에는 929억6500만위안까지 확대됐다.
중국 초상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당시 주식시장 안정화를 위해 IPO(기업공개)가 중단되면서 채권시장이 유일한 대규모 자금조달 수단이 된 동시에 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을 피해 투자할 수 있는 피난처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회사채 열기는 발행 금리를 최저 수준까지 끌어 내렸다. 당시 일시적으로 회사채가 국고채 금리를 하회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금리 역전 현상이 과도한 자금 쏠림에 의한 회사채 시장 버블을 반영한 것으로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8일 상하이 스마오(世茂)건설유한공사가 발행한 60억위안 규모 5년만기 회사채 금리가 연 3.9%를 기록, 부동산 기업 발행 채권 사상 최저금리를 경신했다.
이 같은, 회사채 시장 과열에 대해 민생증권 리치샹 수석 연구원은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들의 회사채가 국고채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며 “신용채 가격이 국고채에 동조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9·10월 회사채 위기 발생할 수도
전문가들은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여러 차례의 담보 전환을 통해 레버리지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자금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채권시장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회사채 관리규정에 의하면 공모형 채권상품은 모두 은행 담보로 대출이 가능하다. 즉, 현재 채권시장에 대거 진입한 투자자들이 자신이 투자한 회사채를 담보로 더 높은 수익률의 회사채에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류 연구원은 “자금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높은 레버리지를 통한 고수익 추구가 현재 중국 신용채 시장의 주요 투자전략 중 하나”라며 “특히 올 초 상하이 거래소가 회사채를 담보 대출 문턱을 낮추면서 레버리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중 자금 상황에 큰 변화가 생겨 펀드, 증권사 등 상하이 거래소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들의 레버리지 청산 압력이 높아질 경우, 회사채 대량 매도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 연구원은 특히 “9월과 10월은 은행의 초과준비금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시점으로 시중 자금 상황의 변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