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골프전문기자]골프는 구멍과 싸움이다. 드라이버샷을 똑바로 멀리 날리려고 하는 것도, 아이언샷으로 볼을 그린에 올리는 것도 다 볼을 구멍에 넣기 위한 것이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도 전체 스코어에서 퍼팅이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넘는다.
볼을 구멍까지 몰고 가는 과정에서 스윙은 부드러워야 한다. 모든 관절이 나긋나긋해야 스윙이 된다. 다 아는 얘기지만 힘이 들어간 순간, 골프는 망한다.
구멍은 잘 살피는 게 좋다. 그렇다고 덤벼서는 안 된다. 구멍만 보면 덤벼드는 골퍼들이 있다. 스코어를 내려면 이 껄떡거림부터 고쳐야 한다. 어디서 들은 얘기가 있다. 진정한 춤꾼은 미스코리아 뺨치는 미인과 손을 잡아도 ‘아랫도리’에 반응이 없다고 한다.
명심하라. 주인 없는 구멍이긴 하나 그렇다고 헤프지는 않다. 구멍과 친해진 뒤 스코어를 논하는 게 순서다.
구멍은 빳빳하게 선 것을 좋아한다. 가능하면 퍼터를 들라는 얘기다. 스코어가 형편없다. 그렇다면 그린 주위에서 볼을 띄워 구멍 근처에 멈추게 할 기술이 있을 리 만무하다. 프로골퍼들은 그린 주위에서 칩샷으로 구멍에 넣으려고 한다. 또 그게 잘 들어간다.
볼이 그린에서 1m정도 벗어났다면 무조건 퍼터를 드는 데 구멍과 친해지는 방법이다. 그린 에이프런이나 프린지에서 퍼터로 볼을 친다고 ‘쪽’ 팔리는 게 아니다.
구멍은 예민하다. 들어갔던 볼이 구멍을 돌고 나오는 것을 많이 보지 않았는가. 또 들어갈 것 같았던 볼이 구멍 바로 앞에서 멈춰 떨어지지 않는 것도 보았을 것이다. 그 만큼 구멍이 예민하다는 얘기다.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블루베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다투던 대만의 캔디 쿵 선수 캐디는 거의 몸을 그린에 업 드려 라인을 읽는 모습을 보았다. 거의 가금을 그린 위에 댄 채 라인을 읽었다.
구멍은 움직이지 않는다. 잘만 보면 잘 넣을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골프전문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