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인수후보 칼라일의 포기…CJ-하이얼의 배팅에 달려
[뉴스핌=강필성 기자] 코웨이 매각에 대한 본입찰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MBK파트너스와 CJ-하이얼그룹 컨소시엄이 주판 튕기기에 한창이다. 최대한 비싼 가격을 받고 싶은 MBK파트너스와 되도록 싸게 사고 싶은 CJ-하이얼그룹 컨소시엄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탓이다.
특히 칼라일그룹이 최근 코웨이 인수에 사실상 발을 빼면서 이번 M&A를 두고 벌어지는 양자의 계산은 더 복잡해졌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하이얼그룹 컨소시엄은 다음주까지 예정된 5주간의 코웨이 실사를 마치고 본입찰에 써낼 가격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본입찰은 당초 30일로 예정됐지만 칼라일이 연기를 신청하면서 다음달 10일께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요한 것은 CJ-하이얼그룹 컨소시엄과 코웨이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서로 만족할 가격으로 합의점을 찾느냐다.
코웨이는 정수기 등 환경가전 렌탈업계 1위 사업자로 지난 2012년 웅진그룹으로부터 매각 된 이후 3년만인 지난 10월 매물로 나왔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가격이다.
MBK파트너스는 웅진그룹으로부터 코웨이를 1조1900억원에 인수했지만 이번 매각 과정에서 예상 가격은 3조원까지 거론된다. 그간 코웨이가 잇따라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주가를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 가격이 적정한가를 두고 이번 인수전은 매수 희망자와 매각자 간의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일단 시장의 반응은 기대만큼 달아오르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예비입찰을 통해 드러난 예비후보는 약 3곳 정도로 이중 사모펀드 칼라일과 CJ-하이난그룹 컨소시엄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다.
하지만 최근 칼라일이 인수전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며 실사를 중단했다는 점은 적잖은 변수가 되고 있다. CJ-하이난그룹 컨소시엄 역시 가격에 있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입찰에서 인수후보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지 않으면 MBK파트너스는 높은 가격에 매각하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MBK파트너스가 아쉬운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를 약 7조2000억원대 가격으로 인수한 바 있고 최근에는 두산공작기계 입찰에 참가하는 등 적극적인 M&A에 나서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MBK파트너스는 금융권으로부터 약 7조원의 대출금을 보유하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장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기업들 중 현금화가 쉽지 않은 ING생명이나 씨앰앰 대신 코웨이를 매각해야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 매각을 연기한다고 해서 도 높은 가격을 받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평가도 주효했을 것”이라며 “코웨이의 주가는 지난해 중반부터 8만원 후반대 주가를 안정권으로 형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MBK파트너스가 기대금액 이하로 코웨이를 매각할지는 미지수다. 최악의 경우 매각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코웨이를 다시 회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가 연간 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는 알짜 회사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지만 불경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3조원을 배팅하는 회사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기존 환경가전 렌탈 업체 인수전에 참여했던 회사들도 이번에는 신중하게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CJ그룹도 신중한 입장이다.
CJ그룹은 “그룹이 최근 CJ헬로비전을 SK에 매각한 것은 이번 코웨이 인수와 무관한 것으로 인수 자금으로 활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코웨이 인수 여부는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