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시장 독점화 이끌 것" vs "포화상태 시장 다양한 대안 모색해야"
[뉴스핌=민예원 기자]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반대 수위를 높이자 SK텔레콤도 이에 반박하며 팽팽히 맞섰다.
25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우상호·정호준 새정치민주엽합 의원은 국회의원회관에서 '방송·통신 융합에 따른 제도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 CJ헬로비전을 대표하는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특히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반박의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토론회 시작부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건'을 불허해야 한다며 인수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을 꼬집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이 자리에서 "이통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방송통신 시장의 독점화를 방지하고 경쟁 활성화, 소비자 후생 증진을 위해서는 이번 M&A가 불허되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번 M&A는 SK텔레콤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지역 시장을 잠식하고 방송통신시장 시장 장악력을 확대해 나가고자 하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이 23개 지역의 독점적 커버리지에 기반한 CJ헬로비전 결합상품을 출시할 경우, 결합상품 출시를 하지 못하는 사업자들은 중장기적으로 시장경쟁에 참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25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우상호‧정호준 새정치민주엽합 의원은 국회의원회관에서 '방송‧통신 융합에 따른 제도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민예원 기자> |
또 LG유플러스는 소비자 편익에도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방송통신 결합상품을 확대하고, 불필요한 결합 상품 가입을 강제할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KT도 가세했다. 김희수 KT경제경영연구소 부소장은 "이번 합병은 전국의 1/3권역에서 한 사업자가 60% 이상을 점유하는 독점 구조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합병 후에도 결합에 의한 지역방송 독점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KT는 이동시장 지배력이 방송시장에 전이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KT는 SK텔레콤이 지난 2010년부터 무선다회선 결합상품으로 방송을 '이동통신의 덤'이라는 상품으로 만들면서 이동시장 지배력을 방송시장으로 전이시키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이슈도 논란이 됐다. 김 부소장은 "CJ헬로비전은 알뜰폰 1위 사업자인데, SK텔레콤이 이를 소유하게 되면 SK텔레콤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상헌 SK텔레콤은 상무는 "2000년 후반부터 이동통신시장은 가입자 보급률이 포화수준에 달해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다"며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상무는 "공정경쟁 이슈 문제가 많이 거론되고 있는데, M&A가 진행된 이후에도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1위 사업자는 여전히 KT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의 지나친 공세에 불편한 기색도 드러냈다. 이 상무는 "KT와 LG유플러스에게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KT와 LG유플러스가 제시한 사례 등이 진실성과 적절성이 있는 것인지 추후 토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탁용석 CJ헬로비전 상무 역시 "CJ헬로비전 매각은 쉽지 않은 고민 속에서 이뤄진 결정"이라며 인수의 타당성에 대해 설명했다. 케이블업계의 맏형으로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로 남고 싶었지만 변화하는 상황을 감당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탁 상무는 "유료방송 가입자 규모는 이미 과포화 상태고 시장은 IPTV를 중심으로 재편되어 가는 중"이라며 "CJ헬로비전은 씨앤앰 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SO와 공동사업을 검토했으나 뜻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M&A는 케이블 1위 사업자가 보유한 차세대서비스들이 인프라 확대를 통해 전국적 서비스가 가능하게 되어 관련 산업생태계에 활력을 불어 넣을 기회가 될 것"이라며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에 합병될 경우 발생할 시너지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SK텔레콤의 헬로비전 인수·합병은 향후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의 인가 및 심사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민예원 기자 (wise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