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요국 중앙은행의 ‘결단’을 앞두고 뉴욕증시가 강하게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의회 증언, 이어 11월 고용 지표에 시선을 집중한 상황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가 부진했지만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사자’를 부추겼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68.43포인트(0.95%) 오른 1만7888.35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2.22포인트(1.07%) 뛴 2102.63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도 47.64포인트(0.93%) 상승한 5156.31에 거래를 마쳤다.
12월 첫 거래가 훈풍을 낸 것은 소위 '캘린더(calenda) 효과'라는 것이 월가의 판단이다. 피터 부크바 린지그룹 애널리스트는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미국 경제가 제조업 침체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며 “그런데도 주가가 오른 것은 달력이 12월로 넘겨졌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10년간 S&P500 지수가 7차례에 걸쳐 상승했고, 상승폭은 1.27%를 기록했다. 트레이더들 사이에 12월 첫 날 ‘사자’가 우세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날 공급관리자협회(ISM)이 발표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6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50.5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이번 수치는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하며, 제조업 지수가 50을 하회해 위축 국면으로 접어든 것은 3년만에 처음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가 12월 연준의 금리인상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지만 두 번째 긴축에 설득력을 제공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번지고 있고, 이 때문에 ‘사자’가 고조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투자자들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지표는 4일 발표되는 비농업 부문 고용이다. 지표가 호조를 이룰 경우 이달 긴축이 보다 확실시될 전망이다.
존 론스키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지표의 중요성이 높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금융시장의 반응”이라며 “연준 정책자들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12월과 내년 3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말 연방기금 금리가 1%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동차 판매는 호조를 이뤘다. 11월 자동차 판매가 연율 기준 1819만대로 집계, 사상 처음으로 3개월 연속 1800만대를 웃도는 판매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해석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벤 페이스 HPM 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전폭적인 할인을 실시할 때 소비자들이 반응하게 마련”이라며 “이번 자동차 판매 지표를 근거로 미국 가계 소비가 강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섹터별로는 헬스케어가 1% 가량 오르며 전반적인 증시 상승에 힘을 실었다. 다우 운송지수 역시 1% 오름세를 나타냈다.
종목별로는 아마존닷컴이 블랙프라이데이 사상 최대 실적을 세웠다고 발표한 가운데 2% 가량 뛰었다.
유나이티드 헬스와 보잉이 각각 3%와 1.6% 오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반면 중장기 제조업체 캐터필러는 제조업 지표가 악화된 가운데 1% 이상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