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슬림화+맞고 흥행 가능성 "모바일 대응력 높였다"..中 자본 인수설도 '솔솔'
[뉴스핌=이수호 기자] 게임개발사 조이맥스가 오랜 부진을 털고 새로운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모바일 시대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조직슬림화와 더불어 이달 초 출시된 맞고 게임을 통해 내년 실적 개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평이다.
이 때문에 올해 초부터 꾸준하게 제기돼온 중국 자본에 의한 인수설이 또다시 제기된 상황이다. 회사의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다시금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특히 모회사인 위메이드가 중국 로열티 수익을 기반으로 8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매각 협상에 급하게 나설 이유가 없어졌다. 이는 오히려 조이맥스의 가치를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 맞고 전문가 '이길형' 등판..실적 개선 구세주로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의 자회사 조이맥스는 지난 3일 신작 '맞고의 신'이 카카오 모바일 보드게임존을 통해 정식 론칭했다. 40~60대를 타겟으로 배우 선우용녀 씨를 광고모델로 선정해 TV 광고 등 매스마케팅도 본격화된다.
앞서 조이맥스는 사내 맞고 개발 전문가를 모아 별도 TF(테스트 포스)를 꾸려, 게임의 질을 한단계 끌어 올리기 위한 대규모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길형 대표가 NHN 시절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함께 국내 맞고 전문가로 꼽혔던 만큼 게임 완성도 면에서 한단계 진일보 했다는 평가다.
조이맥스가 개발한 '맞고의 신'은 다른 맞고 게임과 달리 3D 그래픽으로 연출한 아바타와 카카오톡 친구와 혜택을 주고받는 '마니또' 시스템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11월까지 집계된 사전예약자수만 24만명에 이른다. 향후 카카오톡 친구들과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는 기능이 추가되면 이용자수가 급증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밖에도 기존 흥행작인 '윈드러너'와 '윈드소울' 등의 글로벌 버전 출시가 내년 초 가시화될 전망이다. 맞고를 기반으로 늦어졌던 모바일 신작을 쏟아내겠다는 각오다.
업계 관계자는 "이길형 대표 스스로가 한게임 시절 웹보드 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만큼, 업계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 보다 높다"라며 "카카오가 모바일 보드게임 전용 존을 만드는 등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만큼, 모바밀 보드게임이 침체된 고포류 시장을 한단계 성장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 호시탐탐 중소 IT 기업 노리는 中 자본..M&A설 '솔솔' <CI = 조이맥스>
맞고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신작 출시에 나선 조이맥스는 지난 2009년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뒤 2010년에 위메이드그룹에 편입됐다. 위메이드의 자회사로 한식구가 된 셈이다. 윈드러너, 에브리타운 등 흥행작이 잇따르며 전성기를 맞았지만 2012년부터 신작 부진으로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어느덧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위메이드의 골칫거리가 됐다.
결국 올해 4월에는 자회사인 피버스튜디오와 리니웍스를 합병해, 플레로게임즈라는 이름의 신규 법인을 출범시켰다. 5개까지 규모를 불렸던 개발 자회사는 현재 아이오엔터테인먼트, 플레로게임즈, 디포게임즈 등 3개로 축소됐다. 몸집을 가볍게 해 모바일 시대에 맞는 대응력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지난 6월 넷마블게임즈의 부진했던 개발 자회사 3곳을 '넷마블 네오'라는 이름으로 합병한 것과 같은 포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이맥스의 이같은 움직임이 매각을 위한 수순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올해 초부터 중국 자본에 의한 인수설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여기에 가벼워진 몸집 탓에 중국업체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는 것이다. 모회사인 위메이드가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점도 매각설을 부각시켰다.
중국 M&A 시장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업종에 구애받지 않는 투자로 새 가치를 창조해내는 것이 트렌드"라며 "IT분야 기업이 IT쪽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닌 다른 업종에도 투자하며 공동 발전하는 형태로 조직을 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회사인 위메이드의 지분이 33% 정도로 인수가가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이 부담이지만, 자체 개발력과 방대한 해외 네트워크로 인해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업계에서는 '칠일자본'이라 불리는 중국계 자본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중신그룹 등 600여개 중국 기업 연맹인 칠일자본은 올해 초부터 꾸준하게 국내 중소 IT 기업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룽투코리아와 로코조이 등 중국자본이 국내 IT 기업 인수 후,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전례가 있어서 당분간 조이맥스 규모의 회사는 꾸준히 매각설에 휘말릴 공산이 크다. 실제 인수설이 돌았던 지난해 4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현재 1만3000원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다만 위메이드는 매각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미르' IP기반의 로열티 수익이 충분한 만큼, 쉽게 조이맥스를 넘겨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조이맥스와 지분제휴를 맺은 업체 관계자는 "조이맥스가 일본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네트워크에 대한 강점이 있다"라며 "모바일 보드게임 시장을 통해 실적을 키운다면, 해외시장에서 바라보는 조이맥스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