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중동 증시가 일제히 내려앉았다. 정부 지출도 줄어들 전망이다. 중동지역 수입의 원천인 원유 가격이 7년 최저치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두바이의 DFM 종합지수는 최근 석 달 중 가장 길었던 상승세를 접고 1.5% 떨어진 3026.05에 장을 마쳤다. 두바이 최대 은행인 에미리트 NBD PJSC가 4% 급락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대표 지수인 TASI(Tadawul All Share Index)는 1.6% 떨어져 주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사우디는 지난 10월에 원유 수출을 4개월 만에 최대치로 끌어올린 바 있다.
두바이 DFM 종합지수 <자료=블룸버그> |
중동증시가 동시다발적으로 꺾인 것은 유가 급락으로 정부의 수입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쿠웨이트와 카타르는 점점 커지는 재정 적자를 감당하기 위해 부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방침에 따라 금리를 올린 상태다. 은행의 유동성은 이미 말라가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아랍 에미리트를 포함한 걸프협력회의(GCC)는 이번 주 내로 내년 예산안을 발표한다. GCC는 아랍에서 가장 큰 경제규모를 가진 6개 국가의 연합으로, 세계 원유 생산의 30%를 담당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걸프협력회의 주요 200개 증권의 종합 지수인 GCC200 지수는 지난 20일에 주중 최저치로 떨어져 1% 하락했다.
걸프협력회의(GCC) 주가가 국제유가와 함께 하락하고 있다. 그래프의 붉은 선은 GCC200 지수, 파란 선은 브랜트 원유 종가(終價), 하얀 선은 미국의 원유 공급량. <자료=블룸버그> |
두바이 메나코퍼레이션의 히샴 케리 기관거래 팀장은 "유가가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고, 글로벌 시장도 여전히 약세"라면서 "현 시점에서는 매입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미국 원유 시추기 수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36.88달러까지 떨어졌고, S&P500 지수는 이틀 연속으로 3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