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위해 업적평가대회도 대폭 축소
[뉴스핌=한기진 기자] 지난 1월 둘째주 토요일(1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의 주인공은 하나금융그룹이 아니었다. 매년 1월 중순 토요일이면 이 곳에서 전국 1만여 직원들이 모여 그룹의 ‘큰 잔치’인 업적평가대회를 열었다. 그룹 회장을 비롯해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총출동해 우수 직원을 포상하고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행사 말미에는 그룹의 경영목표를 발표하며 ‘하나’됨을 강조했다.
KEB하나은행은 16일 업적평가대회 규모를 예년보다 대폭 축소해 개최했다. <사진=KEB하나은행> |
하지만 이날 1만5000석 규모의 체육관을 차지한 업체는 이른바 다단계 판매회사인 ACN. 모바일 폰, IP TV 등 통신서비스와 장비,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곳인데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Expansion & Beyond’ 행사를 열었다.
1만여 사업자가 참여해 성공모델을 소개하고 우수 사업자를 소개할 때마다, 참석자들은 응원도구인 풍선막대를 두들기는 소리가 요란했다.
하나금융은 이날 업적평가대회를 열기는 했는데 장소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로 옮겼다. 이곳은 2432석으로 잠실실내체육관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만 나와, 행원 5명을 6급에서 5급으로 특별 승진시키며 ‘영업제일주의’ 문화 확산에 주력했다. 작년에는 김정태 회장이 직접 ‘위대한 상상(上上), 출발 2015’ 행사를 열고 “통합을 넘어 변화와 혁신으로 더 큰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나가자”고 선언했다. KEB하나은행의 직원 수는 작년 9월 외환은행과 합병 은행 출범으로 2만3000명으로 늘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비용절감을 위해 규모를 축소했고 참석자도 관리자급 이상으로 했다”고 전했다. 하나금융이 4분기에 순손실 954억원을 낼 것이라고 NH투자증권이 전망하는 등 증권가는 실적하락을 점친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비용을 올해 모두 정리하기로 밝히면서, 순이익 하락이 예고돼 있다.
2014년 1월에 열린 신한은행 업적평가대회에서 서진원 전 행장이 직원들을 맞이하고 있다. 작년에 열린 행사는 서 전 행장의 병환으로 행사가 조촐하게 치러졌다./사진=신한은행 |
반면 신한은행은 예년과 같은 규모로 오는 23일 업적평가대회를 연다. 예년처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1만2000여명의 임직원 참여한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은행장 등 계열사 CEO들이 모두 참석해, 축제의 장을 연다. 사업그룹별로 우수한 영업실적을 보인 영업점과 직원을 포상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작년에는 서진원 전 행장이 병석에 있어 행사 분위기를 자제했지만, 올해는 예년처럼 신한인(人)의 축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예년부터 업적평가대회를 부서장 이상의 점포장 전략회의로 갈음했다. 새해 전략을 논의하면서 직전 해 영업성과 우수 자에 대해 포상한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