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8개월 지속…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뉴스핌=송주오 기자] 금호타이어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생산량 저하와 함께 브랜드 이미지도 하락하고 있어서다. 올해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을 계기로 ‘제2의 도약’을 꿈꿨던 금호타이어에게는 치명타가 되고 있다.
22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금호타이어 노사의 임단협 교섭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쟁의행위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 여부 등을 논의한다. 전날 진행한 33차 교섭이 결렬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사측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일시금 300만원 지급을 고수했다. 반면 노조는 지난해 8월부터 30여일간 진행한 전면 파업으로 입은 임금 손실에 대한 보전금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금액은 사측의 제시안 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내세우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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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간 지속된 노사 갈등은 회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노조의 파업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 60억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515억원 가량으로 증권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년에 기록한 3584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에 대해 "노사 문제로 수익성이 훼손돼 아쉽다"고 지적했다.
금호타이어의 경쟁력 상실은 경쟁사와의 비교에서 뚜렷해진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에서 금호타이어는 932억원으로 전년대비 66.3% 급감했다. 같은 기간 후발업체인 넥센타이어는 1586억원으로 금호타이어를 추월했다.
영업이익률에서도 넥센타이어는 11.5%를 기록했지만 금호타이어는 4.1%로 부진했다.
브랜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 이슈로 오르내리면 아무래도 시장에서의 인식이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사의 교섭 부진이 회사 전반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
특히 올해 금호타이어는 숙원 사업인 연산 400만개 규모의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공략의 첨병 역할을 할 곳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08년 착공한 후 금융위기로 사업을 중단했다가 2014년 재개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조지아 공장은 북미 시장을 직접 공략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며 "많은 우여곡절 끝에 준공되기 때문에 상징하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 타이어는 현대․기아차는 물론 현지 업체인 크라이슬러 등에 공급될 예정이다.
아울러 세계 8위 타이어 업체인 요코하마 고무와 기술 제휴에 이어 OEM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노사 이슈로 해외 사업의 직접적인 타격은 없겠지만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며 "양측 모두 전향적인 자세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노조 이슈와 조지아 공장 등은 관련이 없는 별개의 건"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