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파생상품시장 유동성 최대, 파급효과 우려"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유동성 측면에서 세계 최대 파생상품 시장 규모를 이끌어 낸 한국 투자자의 움직임이 유럽증시와 홍콩달러까지 휘청거리게 할 만큼 커다란 위력을 발휘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 4일 자 FT지는 'How South Korea is hurting European shares and the HK dollar'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 파생상품 시장 규모는 미국을 넘어서는 세계 최대 수준이며, 특히 작년에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조기상환형 주가연계증권(ELS)에 약 400억달러라는 기록적인 금액을 쏟아 부었는데 이것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나비효과'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연초 글로벌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ELS 관련 헤지가 불가피해졌고 이로 인해 ELS 기초자산인 유로스톡스 연동 상품 변동성이 타격을 입었으며, 이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 홍콩달러는 물론 역시 주요 기초자산으로 활용된 항셍 중국기업지수(HSCEI, H지수)까지 하락 부담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3일 유가 급락으로 아시아 증시 전반이 약세를 보였을 때 중국 본토증시 지수는 낙폭이 0.4%였던데 반해 동일한 기업 주식으로 구성된 H지수는 2.5% 급락하며 차이를 보였는데, 한국 파생상품 시장의 헤지 움직임이 그 원인으로 지목됐다고 FT는 전했다.
H지수 1년 추이 <출처=블룸버그> |
조기상환형 상품들의 계약 기간이 2~3년이고 대부분 작년 판매된 것들인 만큼 최종 손실은 따지기 어렵지만, 연동지수가 설정 범위보다 아래로 밀릴 경우 투자자 원금손실(녹인, Knock-in)이 초래되는 특성 상 최근 주식 흐름은 이들의 헤지 움직임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것이다.
신문은 작년 하반기 중국 증시 급등세와 함께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연계지수로 인기를 얻었던 H지수의 경우 작년 5월 고점 대비 46%정도 빠진 상태여서 ELS 헤지도 최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유로스톡스 지수 역시 작년 고점대비 20%가 밀렸는데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는 관련 ELS를 발행한 기관들의 헤지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 ELS 시장 움직임이 글로벌 금융시장 시스템에 스트레스를 초래할 만큼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예기치 못한 시장간의 관계를 통해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