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방송된 음악 예능 파일럿 프로그램이 좋은 성적은 거두며 정규 편성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KBS·SBS·MBC> |
[뉴스핌=이지은 기자] 설 연휴 방송된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 중 음악 예능이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첫 방송 직후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듀엣 가요제’ ‘판타스틱 듀오’ ‘신의 목소리’의 성적표를 분석해 정규 편성 가능성을 살펴봤다.
◆MBC ‘듀엣 가요제’…제 2의 ‘복면가왕’ 될 수 있을까?
파일럿 프로그램 ‘복면가왕’을 성공반열에 올린 MBC가 역시 설 음악 예능 파일럿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9일 방송된 ‘듀엣 가요제’가 그 주인공이다. 사실 이번 파일럿은 지난해 추석 연휴에도 ‘듀엣 가요제 8+’라는 이름으로 전파를 탔다.
당시 ‘듀엣 가요제 8+’은 지금과 같은 포맷이었다. 하나 달라진 점이 있다면 걸그룹과 일반인의 듀엣 무대가 아닌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가수들과 함께 했다는 점이다. 이번 설 파일럿에는 민경훈, 솔지, 정은지, 정준영, 지코, 홍진영, 휘인이 출연해 힙합부터 트로트, 발라드, 댄스 모든 장르를 아우르며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또 일반인 참가자들과 가수들의 콜라보가 진한 여운과 감동을 선사했다.
시청률 또한 지난해 추석 파일럿 보다 2.8%P 상승한 9.8%(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동일)를 기록했다. 이는 MBC 명절 대표 파일럿인 ‘아.육.대’를 누른 기록이다. 하지만 ‘듀엣 가요제’가 정규 프로그램으로 되기엔 복병이 있다. 현재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무장한 ‘복면가왕’이 그 주인공이다. 이에 지난해 추석과 동일한 포맷으로 방송된 ‘듀엣 가요제’가 ‘아육대’와 마찬가지로 명절 특집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KBS ‘전국 아이돌 사돈의 팔촌 노래자랑’…파일럿도 부진의 늪
드라마, 예능에 이어 설 파일럿도 부진의 늪에 빠졌다. 방송 3사의 음악 예능 파일럿 중 가장 저조한 시청률인 6.9%를 기록했다. 그러나 KBS 설 파일럿 평균 시청률에 비하면 그렇게 낮은 수치는 아니다.
이번 KBS1 ‘전국 노래자랑’의 아이돌 버전으로 꾸며진 이번 파일럿 역시 지난해 추석 특집으로 편성됐던 것과 동일한 포맷이다. 또 내로라하는 국내 아이돌이 대거 출동해 가족, 친지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는 것이 프로그램의 취지였다. 하지만 ‘이도저도 아닌’ 애매모호한 요소들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돌렸다. 차라리 음악이면 음악, 예능이면 예능에 중점을 뒀으면 좋았을 뻔 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가족, 친지, 친구들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다소 억지스러운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 아쉬움을 남겼다. 과연 KBS가 ‘전국 아이돌 노래자랑’을 정규 편성에 넣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듀엣 가요제'에서 호흡을 맞춘 솔지와 일반인 참가자 두진수, '전국 아이돌 노래자랑'에 참여한 여자친구 엄지와 친오빠, '판타스틱 듀오'에서 김범수와 무대를 꾸민 일반인 김다미, '신의 목소리'에서 랩을 선보인 거미 (시계방향) <사진=MBC '듀엣 가요제'·KBS 2TV '전국 아이돌 노래자랑'·SBS '판타스틱 듀오' '신의 목소리' 캡처> |
◆SBS ‘판타스틱 듀오’ ‘신의 목소리’…음악예능 강자로 떠올랐다
SBS가 설 파일럿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음악예능 프로그램을 2개나 선보이면서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9일 방송된 ‘판타스틱 듀오-내 손에 가수’는 8.4%로 SBS의 첫 음악예능 파일럿에서는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번 방송은 휴대전화만 있으면 가수들과 듀엣을 할 수 있다는 기획에서 시작됐다.
취지에 맞게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박명수, 임창정, 김범수, 장윤정과 얼굴을 맞대고 노래를 부르는 방식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다. 또 케이윌, 강균성 등 실력파 보컬도 참여해 방송 전부터 많은 이슈를 낳았다.
본방송에서는 참가자들이 무대에 올라 라이브로 가수들의 노래를 선보이며 매력어필의 시간을 가지며 재미를 더했다. 또 진정성 있는 무대를 선보이며 감동을 전했지만, 참가자 모집 외에는 MBC ‘듀엣 가요제’와 별다른 차별점을 두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음악 예능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승기를 잡은 것이 바로 10.4%의 시청률을 기록한 ‘보컬전쟁: 신의 목소리’이다. 10일 방송된 ‘신의 목소리’는 프로 가수와 아마추어 가수가 대결을 벌인다는 포맷으로 꾸며졌다. 특히 프로 가수가 먼저 아마추어 가수를 평가한 뒤, 아마추어 가수가 자신이 도전할 프로 가수와 더불어 그들의 곡을 지목하게 되는 부분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번 파일럿에 출연한 설운도, 거미, 박정현, 윤도현은 아마추어 가수가 선곡한 노래를 2시간 만에 새로운 곡으로 탄생시켜야했다. 이 부분은 프로가수들의 예상치 못한 선곡으로 당황해 하는 모습과 더불어 노련함을 볼 수 있는 대목으로, 시청자들의 재미를 더했다.
이에 ‘신의 목소리’는 현재 방송되고 있는 ‘K팝스타5’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판타스틱 듀오’ 역시 나쁘지 않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다양한 재미 요소를 갖춘 ‘신의 목소리’가 정규 편성에 한발 더 가까운 것은 사실이다.
이처럼 설 연휴동안 다채로운 음악 예능 파일럿이 선보여진 가운데, 어떤 프로그램이 정규 프로그램 편성의 티켓을 거머쥘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