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구조조정 기업..채권단 일부 PEF에 LP 참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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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희준 기자] 유암코(연합자산관리공사)가 첫 구조조정 대상인 오리엔탈정공의 채권을 할인 없이 채권가격 그대로 인수키로 했다. 대상 채권이 모두 부동산 등 담보가 있어, 일반적으로 유암코가 부실채권(NPL)을 할인해 인수하는 것과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유암코는 이 조건으로 채권단이 매각한 채권중 일부를 사모투자펀드(PEF)에 투자, 재무적 투자자(LP)로 참여하는 방안을 채권단에 제시했는데 반응은 좋은 것으로 알려져 난관으로 여겨졌던 유암코와 채권단간 가격협상은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리엔탈정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이런 내용의 안건을 각 채권은행에 부의할 예정이다.
앞서 유암코는 1차 인수추진 대상업체로 선박 크레인 제조사 오리엔탈정공과 스테인레스 코일 업체 영광스텐을 선정하고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채권 매매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가격협상을 벌여왔다.
유암코는 각 채권금융기관 보유의 채권이나 주식 등을 모두 사들여 기업별로 펀드(PEF)를 설립,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이번에 유암코는 개별 은행별로 일일이 채권 매입 규모와 가격에 대해 협상을 벌이지 않고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채권단 소유 전체 협약채권을 대상으로 인수조건을 협의하고 산은이 이후 개별은행의 동의를 받는 식으로 절차를 진행중이다.
산은은 현재 유암코와 협의를 마무리짓고 매매계약서 초안을 유암코로부터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초안을 받는 대로 각 채권은행에 부의안을 돌릴 예정이다. 개별은행은 매각 조건에 찬성하지 않으면 채권 매각을 거부하면 되고, 유암코는 반대은행의 채권을 빼고 나머지 채권을 매수한다. 오리엔탈정공의 전체 협약채권은 1000억원 규모다.
관건이었던 유암코의 채권매입가는 채권단이 향후 구조조정 추체인 PEF의 LP로 일부 참여하는 조건에서 100% 원가로 결정됐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용대출 등은 여러차례 출자전환이 이뤄져 채권단 채권은 부동산 등 담보가 있는 채권만 남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이 다 담보채권이라 100% 가격으로 사가는 것으로 협의가 됐다"며 "유암코는 채권단이 채권매매 대금의 일정부분을 LP로 참여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구조조정에 대한 책임과 이익을 공유한다는 취지에서 채권단의 LP참여를 원하고 있다.
LP참여 기관과 비율은 아직 미정이다. 하지만 참여대상은 100억원 이상의 채권을 소유한 산은 외 기은(120억), 수은(100억), 하나(100억)은행 등으로 예상된다. 참여비율은 '진성매각' 문제를 야기하지 않기 위해 10%이하가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산은이라면, 440억원 중 90%(396억원)는 채권으로 넘기고, 10%(44억원)는 LP로 투자하게 되는 것이다.
채권단 반응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매각 조건에 대해 채권단 분위기는 긍정적"이라며 "반대할 은행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의 채권단 관계자는 "개별 기관마다 10%정도라 해도 나머지 채권은행은 채권 금액이 얼마 안 된다"며 "2~3개 기관이 참여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오리엔탈정공과 동시에 구조조정 기업으로 선정된 영광스텐은 아직 자산과 부채 등에 대한 실사를 끝내지 못 했다. 유암코 관계자는 "회사가 연말결산 실사와 맞물려 이쪽 실사를 진행하기 벅차다는 입장"이라며 "회사의 입장을 고려해 실사를 늦추고 있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