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증권감독감리위원회(증감회)가 이례적으로 주가 폭락 하루 만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 시장에 떠돌았던 루머를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류스위 신임 증감회 주석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과 함께 그만큼 시장의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매일경제 신문은 덩거 중국 증감회 대변인이 26일 오전 공식 웨이보(중국판 페이스북)를 통해 전날(25일) 시장에 나돌았던 IPO(기업공개)등록제 시행 등 관련 루머에 대해 해명했다고 전했다.
전날 상하이지수는 6% 넘게 폭락했다. 1400여개의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며 2700포인트 선까지 내려앉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에 뚜렷한 악재가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 루머들이 장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날 시장에서는 ▲창업판 IPO 등록제 시행으로 인한 심사제도 중단 ▲증권사 대주거래(融券) 제한 전면 취소 ▲은행권의 증시부양 자금 상환 압박 등 근거가 불명확한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사진=바이두> |
덩거 대변인은 먼저 창업판 단독 IPO등록제 시행 루머에 대해 “전혀 근거없는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루머를 생산 및 확산시키는 위법행위에 대해 이미 강하게 경고한 바 있다”며 “시장의 허위소문 차단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의 대주거래 전면 재개 루머에 대해서는 일부 증권사가 대주거래를 재개한 것은 사실이나 증감회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덩거 대변인은 “방정증권(方正證券)이 24일 대주거래를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러나 이는 증권사의 개별적인 상업행위로 증감회가 증권사들에게 대주거래 재개를 전면 허용했다거나, 관련 사항을 전달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날 덩 대변인은 IPO 등록제 시행으로 인한 공급 물량 부담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점을 의식해 “IPO 등록제가 단기간 내에 시행되지 않을 것이며 그 전까지는 기존의 심사제도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기도 했다.
은행권이 당국에 증시부양 자금 상환을 압박하고 있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직접 나섰다.
밤사이 중국 초상은행(招商銀行)은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당국에 증시 부양자금 상환을 요청했다는 소문은 전혀 근거 없는 사실”이라며 “현재 증시 부양의 역할을 하고 있는 기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당국의 발빠른 루머 대처에 대해 류스위 신임 증감회 주석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덩 대변인은 “여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실시간으로 루머에 대응하고, 투자자들이 확인된 사실만을 바탕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당국이 급하게 진화에 나서야 할 만큼 시장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증감회가 시장안정에 적극 나섬에 따라 이날 상하이지수는 강세로 출발해 오전 10시02분(현지시간) 기준 0.6%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