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분양 이례적으로 많아..미분양·청약경쟁률 저조로 이어져
[뉴스핌=최주은 기자] 주택 인허가 실적이 역대 최대 수치를 돌파했다. 준공 및 착공 실적도 지속적으로 느는 추세다. 반면 청약경쟁률은 저조해 공급과잉이 현실화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인허가를 받은 주택은 76만5328가구다. 전년 51만5251가구 보다 48.5%나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7년 이후 최대 수치다.
여기에 준공 및 착공 가구도 계속 늘고 있다. 준공 가구는 지난 2013년 39만5519가구에서 2014년에는 43만1339가구, 지난해 46만153가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착공된 주택은 각각 42만8981가구, 50만7666가구, 71만6759가구다.
지난해 공동주택 분양 실적은 52만5467가구로 전년보다 52.4% 증가했다. 인허가, 준·착공 실적이 증가하면서 분양물량도 증가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처럼 공급은 늘어나고 있지만 시장의 '주택 소화'는 더디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미분양이 늘고 있는 것. 지난해 11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3만2221가구) 대비 54.3% 늘어난 4만9724가구다. 한 달 뒤인 12월에는 미분양 주택이 6만 가구를 넘어섰다. 미분양 주택이 6만 가구를 넘은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2년만이다.
저조한 청약경쟁률도 주택 공급과잉을 뒷받침 해주는 신호라는게 업계의 얘기다.
지방에서는 청약자가 한명도 없는 단지까지 나왔다. 이달 전북 완주군 고산면에서 분양한 ‘고산더리치’는 119가구 모집에 순위내 청약자가 한명도 접수를 하지 않아 청약경쟁률이 0대1을 기록했다.
지난달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서 분양한 ‘이안음성대소’는 306개구 모집에 3명이 청약해 경쟁률 0.01대 1을 보였다. 또 지난달 제주시 해안동에서 분양한 ‘제주은하수빌’도 32가구 모집에 3명이 청약해 0.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청약부진 현상은 인기주거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청약불패' 지역으로 꼽혔던 동탄신도시에서 청약률이 낮아 분양이 취소된 단지가 나오기도 했다. 신안종합건설이 경기도 동탄2신도시에 분양한 ‘인스빌 리베라 3차’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0.5대1을 기록했다. 하지만 계약자가 2명에 불과해 시공사가 분양을 취소한 것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지난해 아파트 분양 물량은 49만 가구로 중장기 주택공급계획(2013~2022년)을 바탕으로 추정한 연평균 아파트 공급계획 물량인 27만 가구를 훨씬 초과한다”며 “이는 가구 수 증가와 주택 멸실 수를 고려한 주택 수요와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올해 인허가 물량은 시장 호황기였던 2007년보다는 많은 수준으로 아파트뿐만 아니라 비아파트 공급까지 증가하면서 공급 급증 현상이 강화됐다”며 “올해도 공급 증가가 지속되면 하반기 이후에는 미분양, 미입주 등 재고적체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상황만으론 공급 과잉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를 비롯한 한국감정원과 주택협회는 과거 공급이 부족했던 점과 재개발 재건축에 따른 멸실 주택 증가를 이유로 과잉 공급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가구 분화와 무주택자의 매수전환으로 수요가 충분하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주택 인허가 급증에 공급과잉이 우려된 것은 사실이지만 주택 공급 물량이 당장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다”라며 “대책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