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위축·연준 스탠스…타이밍 '굿'
[뉴스핌=김성수 기자] 인도 중앙은행(RBI)이 다음 달 5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유력 글로벌 투자은행은 인도 주식시장의 대표종목 30개로 이루어진 센섹스(Sensex)가 올 들어 약 4% 하락하는 등 경제성장 전망에 먹구름이 낀 점을 반영한 상황에서, 호기를 맞은 중앙은행이 특단의 조치를 내릴 것이라는 예상을 속속 내놨다.
최근 1년간 센섹스지수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 22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RBI가 오는 4월과 8월 두 번에 걸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전에는 올해 금리인하 예상 횟수가 한 번이었으나 두 번으로 늘린 것이다.
이는 현재 인도의 경제 상황을 봤을 때 기준금리 인하에 적절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 경기-물가 둔화 고민, 경상적자 감소에 안도
인도는 1월 기준 산업생산이 3개월 연속 위축되고 있다. 지난 1월 도매물가는 0.9% 하락해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소매물가 상승률도 5.7%로 안정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인도 재무부는 재정수지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아룬 자이틀리 인도 재무장관은 2016~2017년 회계연도에서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으로 유지하며, 2017~2018년 회계연도에는 이를 3%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는 지난 2015~2016년 회계연도에 재정적자가 GDP의 3.9%였으며, 2014~2015년에는 4.1%에 이르렀었다.
이처럼 인도 재무부가 재정적자 축소에 나서는 것은 경기부양 책임이 RBI에 지워진 것으로 해석돼, 시장에서도 금리인하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읽히고 있다.
인도 재무부 수석 경제고문 아빈드 수브라마니안은 저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RBI가 통화 완화책을 사용할 경우 기업들의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금리인상 예상 횟수를 4번에서 2번으로 줄여, RBI가 통화완화 정책을 실시하는 데 긍정적인 타이밍이 형성됐다.
BofA-메릴린치는 인도의 경상수지 적자가 감소하고 있어 RBI가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루피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인도는 경상수지 적자가 지난해 3분기 82억달러에서 지난해 4분기에 71억달러로 감소했다. GDP에서 경상수지 적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작년 3분기 1.7%에서 4분기에 1.3%로 하락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도 인도의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될 위험은 낮다며 이에 동조했다. 브렌트유가 현재 39달러에서 올 연말에 배럴당 45달러로 오르는 데 그친다면 인도의 수입이 급증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제유가가 향후 2년간 소폭 반등할 경우 인도의 원유 수입액이 현재의 월 50억달러에서 60억달러 정도로 소폭 증가하면서 인도의 무역수지 적자가 다소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