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핀테크 포문 연 윤완수 대표,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IPO 추진
[뉴스핌=이수경 기자] 1997년 IMF로 문을 닫은 부산 동남은행 출신 10명의 직원이 설립한 웹케시는 17년째 국내 핀테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핀테크 '원조' 기업답게 '최초'라는 수식어도 많이 달았다. 기업전용 인터넷 뱅킹, 기업자금시스템(CMS), 편의점 ATM 도입 등 변화하는 금융 시장의 트렌드에 발맞춰 늘 가장 먼저 신규 서비스를 선보여왔다.
연 매출 887억원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웹케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지난 11일 만난 윤완수 웹케시 대표는 "국내 인터넷뱅킹 솔루션 시장에서 1위로 거듭난 가운데, 지난해부터 핀테크 전문기업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며 "앞으로 생활 속에서 금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닦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완수 웹케시 대표 <사진=웹케시> |
◆웹케시, "한국 B2B 핀테크 시장의 선구자"
웹케시의 전신인 동남은행은 부산, 경남지역에서 전자금융을 선도했다. 부산대학교 법학과 출신인 윤완수 대표는 이곳 주택은행 경영기획팀에서 몸을 담았다. 동남은행이 IMF 여파로 파산한 이후, 윤 대표는 자신과 뜻을 함께한 동료 10명과 부산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둥지를 틀었다. 1999년 7월의 일이다.
윤 대표의 인터넷뱅킹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은 2001년 즈음이다. 국민은행과 손잡고 국내 최초로 선보인 인터넷뱅킹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는 설명이다. 14년간 기업은행, 신한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은 물론 특수은행, 지방은행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에도 자사 인터넷뱅킹 솔루션을 제공하며 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인터넷 뱅킹'은 웹케시를 관통하는 비즈니스입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금융 정보를 끌어다 보여주면 소프트웨어는 일종의 창구 기능을 합니다."
이를 토대로 2004년에는 웹케시의 캐시카우인 기업용 CMS를 본격적으로 선보이기에 이른다. CMS는 은행의 전산망과 기업의 회계처리 시스템을 연결해 기업의 금융거래를 한 곳에서 처리하게 해주는 서비스다. 은행 점포를 방문하지 않고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기업간 금융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는 이점을 제공한다. 금융을 기업에 이식한 셈이다.
"기업 규모에 따른 맞춤형 CMS를 제공합니다. 개인사업자는 웹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입력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죠.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설치형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반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은 기업마다 내부 시스템이 이미 구축돼 있죠. 내부 업무 환경에 맞게 시스템을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웹케시가 할 일이죠."
웹케시의 CMS 매출은 지난해 기준 400억~500억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시장 점유율도 60%로 업계 1위다.
◆ 핀테크 시장 선제적 대응한 웹케시.."빠르면 올해 하반기 IPO"
현재 웹케시는 한국 외에 중국과 캄보디아, 일본 등 현지법인 3곳을 두고 글로벌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추후 더 많은 아시아 국가로 비즈니스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웹케시는 임베디드 핀테크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각종 금융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끌어오는 '스크린스크랩핑' 등 뱅킹에 필요한 기술개발 및 연구를 위해 연매출 중 5~10%를 투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반기에는 모바일 뱅킹 2.0 버전을 새로 선보인다. 현재 버전(1.0)은 공인인증서 기반으로 동작하는 거래내역 조회 및 이체에 국한돼 있다면, 2.0은 은행을 모바일로 옮겨오는 격이다.
"지금 구현된 모바일 뱅킹은 웹페이지에 구현된 기능을 그대로 옮겨온 수준에 불과하죠. 공인인증서 기반으로 동작하는 메커니즘도 큰 차이가 없죠. 2.0에서는 토스(TOSS)와 같은 간편 송금 기능이 탑재돼요.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도 간편 숫자 4~6개로 빠른 송금 및 이체가 가능해집니다."
주거래은행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사용자가 가입한 모든 금융계좌를 한 곳에서 조회하고 미리 알림도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납부 대금액이 부족한 경우 미리 알림을 통해 연체를 방지하는 서비스가 있을 수 있다. 계좌 잔고가 부족하면 로보어드바이저가 금리가 싼 대출 상품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오는 7월에는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를 준비한다. 결과를 통지받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상장신청서와 첨부서류를 제출하고 나면 늦어도 내년 초 쯤에는 상장 절차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마치 하이패스로 톨게이트를 관통하는 것처럼 금융이 라이프 깊숙이 들어오겠죠. 은행을 가지 않고도 금융 라이프를 영위할 수 있게 하고, 고객에게 더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