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열·채이배 등 新 금융·경제통, 당 입장과 다른 소신
[뉴스핌=노희준 기자] 20대 국회에서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은행법 개정안 처리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다. 의원 물갈이로 야당 내부에서 기존 목소리와 다른 입장이 부상하고 있는데다 '금융통' 당선자들이 당론과도 다른 소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학동 더케이트윈타워 내 K뱅크 준비법인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준비상황점검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아이디어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 은행법은 산업자본이 의결권 있는 은행 지분을 4% 이상 못 갖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 지분을 50%까지 허용하려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자산 5조 이상 대기업집단까지 이를 적용하거나 대기업집단에는 적용하지 않는 2가지 방안을 추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이런 입장에 반대해왔다. 하지만 20대 국회에 비례대표 의원으로 더민주당의 '금융통'으로 활동할 최윤열 서강대 교수는 입장이 다르다.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의 예외를 적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 '기존 재벌'과 다를 수 있는 카카오 등도 다를 게 취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새로운 금융영역인 인터넷은행에 기존 은행법을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는 방향"이라며 "대기업도 재벌 계열의 대기업인지 그렇지 않은지 구분해야 한다. 카카오는 세계적 인터넷뱅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우리나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총선에서 원내 3당의 입지를 굳힌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입장에 더 가까운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의당은 최근 벤처기업협회가 공약 점검 차원에서 제기한 질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한 은행법 개정에 대해 규제완화와 제도보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제개혁연대에 몸 담았고 국민의당에서 '경제통'으로 활약할 채이배 회계사는 또 다른 입장이다. 채 회계사는 개인적인 소신을 전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이라고 해서 예외를 두고 은산분리를 더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은산분리 원칙이 무시되고 가는 것은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선거가 끝난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아 각 당이 입장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인물이 바뀌는 만큼 기존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당 내부의 새로운 흐름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