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들 "일본 한국 등 추가완화 전망"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아시아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나같이 '현지통화 매도 미국 달러 매수'를 권고하고 나섰다. 올 초반 뚜렷했던 아시아 현지통화 강세가 조만간 꺾일 것이란 전망에서다.
18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싱가포르를 필두로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현지 통화들은 약세를, 달러는 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출처=블룸버그> |
◆ "아시아 통화 랠리, 꼭지 도달"
크레디트스위스(CS)는 자산가 고객에게 한국 원화, 대만 달러, 태국 바트, 필리핀 페소 등 아시아 통화 대비 미 달러 강세에 베팅할 것을 권고했다.
UBS도 투자자들에게 싱가포르 달러와 엔화 대비 달러 매수를 권고했으며, 스탬포드 매니지먼트는 달러 환율이 1.35싱가포르달러 밑으로 내려갈 때마다 달러 매수에 나서라고 충고했다.
CS 선임 외환전략가 쿤 하우헝은 "1분기 아시아 통화의 강력한 랠리가 나타난 뒤 이제는 달러 강세에 대비할 좋은 기회가 왔다"며 "아시아 각 지역의 성장 전망이 더 나빠지면 하반기 중 추가 완화에 나서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위안화 약세 재개 전망과 하반기 중 두 차례로 예상되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달러 가치를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 한은도 전망 하향 "수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
지난 14일 싱가포르 중앙은행은 제로 수준으로 멈춰 선 1분기 성장률에 깜짝 통화완화 행보를 선택했다. 세계 경제 전망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싱가포르 완화 서프라이즈를 계기로 추가 완화 조치들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도 고조되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5%로 10개월째 동결하긴 했지만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0%에서 2.8%로 낮춰 추가 완화 가능성을 더했다.
RBS은행 전략가 만수르 모히-우딘은 뉴질랜드와 한국, 대만이 수 개월 내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으며 일본은행(BOJ은 오는 28일 회의에서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예금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점쳤다.
UBS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CIO) 켈빈 테이는 "최근 아시아 통화 랠리가 지나쳤다"며 "(랠리가) 강력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내년 1분기까지 달러/싱달러 환율이 1.42싱달러까지 오르고 달러/엔 환율은 1년 안에 122엔으로 뛸 것으로 예상했다.
스탬포드 최고경영자(CEO) 제이슨 왕은 "달러 강세가 앞으로 몇 달 동안은 지배적일 것"이라며 "이는 이머징 통화에는 악재이며, 동남아시아 통화 중 달러보다 선전할 통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분기 5년래 최대 강세를 보였던 신흥국 통화는 이달 들어서는 주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엔화를 제외한 아시아 10개 통화 가치는 이달 들어 0.1% 하락한 상태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