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추경 발언은 대량실업 발생시 검토한다는 원론적 얘기"
[뉴스핌=이영태 기자] 청와대는 25일 정부가 오는 26일 발표할 산업별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그동안 논의됐던 원칙과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원칙적으로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6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내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릴 '산업·기업 구조조정협의체' 회의 직후 발표될 내용에는 정부가 추진해온 산업별 구조조정의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 등이 포함될 예정"이라며 "그동안 논의됐던 구조조정 추진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거론하고 있는 대량실업에 따른 추경 편성 방침 등에 대해 "추경은 요건이 안된다"며 "실업자가 100만명인데 해운업과 조선업 구조조정 한다고 해서 실업자가 얼마나 나오겠나"라고 반문했다.
'구조조정으로 대규모 실직사태가 발생할 경우 추경을 검토할 수 있다'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발언에 대해서는 "현재 추경 편성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유 부총리의 발언은 말 그대로 추경이 필요할 정도로 대규모 실업이 발생한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얘기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가 발표할 구체적인 산업별 구조조정의 향후 계획 등에 대해선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30일 '2015년 제24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5대 취약업종(해운·조선·건설·철강·석유화학)의 과잉설비 축소와 경쟁력 강화 방향을 담은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바 있다.
업종별로 해운업의 경우 부정기선과 연근해 정기선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원양선사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단기 유동성 문제 해소에 주력하기로 했다. 조선업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유도하기로 했다. 건설업은 부실 건설사를 퇴출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정상기업의 부실화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지원을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석유화학과 철강업종은 공급과잉과 수요 부족을 겪고 있는 TPA(고순도 테레프탈산)와 합금철 부문에 대한 업계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전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현안회의(일명 청와대 서별관회의)를 열고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산업별 구조조정 추진방안의 진행 상황과 향후 대응방안을 검토했다. 회의에는 유 부총리를 비롯해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 관계부처 장관 및 관계기관 기관장이 참석했다.
정부의 산업별 구조조정 추진 의지는 확고한 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2016 재정전략회의'에서 "수술이 무섭다고 안하고 있다가는 죽음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구조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구조조정에 따라 발생하는 실업자에 대해서는 실업급여, 재취업 훈련 등 복지대책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전직할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신산업 육성과 규제완화, 노동개혁 등을 같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