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연식 변경 모델 투입
르노삼성차 "예의주시"
[뉴스핌=송주오 기자] 한국지엠의 신형 말리부가 사전계약 첫날부터 2000대를 넘어서며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말리부의 초반 흥행으로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의 경쟁도 한층 격화되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신형 말리부가 사전계약 첫날인 지난 28일 2000대를 넘어서며 높은 인기를 과시했다. 경쟁 모델인 르노삼성차 SM6가 사전계약 첫날 기록한 1200여 대보다 60% 가량 많은 규모다.
한국지엠도 이 같은 반응에 고무됐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신형 말리부의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사전계약으로만 1만대 이상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음달 고객 초청 행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신형 말리부가 사전계약 첫 날인 지난 27일 2000대를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지엠> |
신형 말리부는 9세대 모델로 엔진 다운사이징을 통해 연비와 주행성능을 동시에 향상시켰다. 국내에 출시된 신형 말리부는 1.5와 2.0 가솔린 터보엔진으로 구성됐다.
1.5ℓ 터보 모델은 고출력 166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성능을 자랑한다. 복합연비는 13.0km/ℓ다. 2.0ℓ 터보 모델은 캐딜락 CTS에 적용된 엔진과 같은 것으로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6.0kg·m을 자랑한다. 복합연비는 10.8km/ℓ다.
아울러 기존 말리부 대비 휠베이스와 전장을 각각 93mm, 60mm 늘렸지만 무게는 오히려 130kg 줄였다. 여기에 기존 모델 대비 100여 만원 가격을 인하해 결정타를 날렸다. 신형 말리부의 가격은 2310만~3180만원으로 구형 말리부보다 최저가격 기준 104만원 저렴해졌다.
앞서 중형 세단 시장에 신차를 출시한 현대차와 기아차, 르노삼성차는 신형 말리부의 인기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는 SM6로 인해 판매 전선에 영향을 받고 있어 더욱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현대차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현대차는 2017년형 쏘나타를 앞당겨 출시했다. 통상 연식변경 모델이 하반기에 출시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다분히 SM6와 신형 말리부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달 SM6에 국내 중형 세단 1위자를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쏘나타는 지난달 6442대(YF쏘나타 제외) 팔려 SM6(6751대)에 밀렸다. 르노삼성차가 중형 세단 시장에서 현대차 쏘나타를 제친 것은 지난 2006년 7월 이후 10년 만이다.
현대차는 2017년형 쏘나타에 '케어 플러스' 트림을 추가해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케어플러스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BSD) 등 최첨단 안전장치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정통 패밀리 세단으로써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기아차도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2세대 K5의 연식 변경 모델로 대응을 준비 중이다. 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SM6, 말리부에 맞설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K5는 올 들어 월 평균 3900대 팔리고 있다. 작년 7월 출시 이후 월 평균 판매량(6400대)의 절반이다. 지난 3월 출시된 SM6와 신차효과 종료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르노삼성차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입장이다. SM6의 본격 판매가 이뤄진지 두 달째로 신차효과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또 르노삼성차는 사전계약 물량 1만1000대를 포함해 지금까지 2만7000대 가량의 SM6 계약 물량을 확보했다. 여기에 오는 7월 SM6 디젤 출시로 신차효과를 이어갈 방침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SM6의 상품 경쟁력이 신형 말리부보다 앞선다"면서 "SM6의 고객들은 상위트림을 대부분 선택해 말리부와 고객층이 다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