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ANDA칼럼] 피곤한 CEO vs 편안한 CEO

기사입력 : 2016년05월10일 10:20

최종수정 : 2016년05월10일 10:20

[뉴스핌=홍승훈 증권부장] 한 쪽에 이런 CEO가 있다. 되도록이면 위험한 것은 피한다. 안정적이면서 잘하고 있는 비즈니스에 주력한다. 매년 실적에 민감하다. 이렇다보니 큰 실패는 없다. 물론 큰 성장도 없다. 사고 안치고 중간 이상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 필요하면 직원들 큰 원성 없게끔 다독이는 것도 잘 한다.

다른 쪽에 이런 CEO가 있다. 당장은 돈이 되지만 레드오션이 임박한 분야는 과감히 버린다. 늘 새로운 상품, 지역을 좇는다. 참모들이 말려도 소용없다. 성공할 때도 있지만 실패도 그의 몫이다. 그래도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야성은 계속된다. 돌려서 말하는 법도 없다. 직설적이다. 좋게 보면 솔직한 것이고 안좋게 보면 재수 없다. 그의 주특기는 역발상이다.

과연 누가 더 나은 CEO일까. 성향에 따라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다수 직원들은 전자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편해서다. 기존에 해오던 업무를 해 나가면 된다. 반면 후자 CEO를 모시는 직원들은 상당히 피곤할 것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도전해야 한다. 지분을 갖고 있는 주주라면 모를까 평범한 샐러리맨들로선 피하고 싶은 CEO임에 틀림없다. 이런 측면에서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은 '피곤한' 오너다.

모처럼 증권업계에 M&A(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 붐이 일고 있다. 물론 정부나 기업이 스스로 나서 해낸 일은 아니다. 물꼬를 튼 것은 박현주였다. 미래에셋이 명가(名家) 대우증권을 거머쥐자 업계 지형도가 확 달라졌다. 이 바닥에서도 자기보다 덩치가 큰 상대를 품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지만 실제 인수자는 돈 많은 모회사, 모그룹이었다. 그래서 박현주의 승부수는 의미가 컸다. 이후 매물로 나온 현대증권 몸값이 예상을 크게 웃돈 데도 그의 영향이 있었다.

대형화가 정답은 아닐 수 있지만 어쨌든 여의도 증권업계가 요즘 한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자기자본 3조~4조원으로 안방싸움만 벌이던 주요 증권사들이 분주하게 새판을 짠다. 일단 자사주 포함해 합병후 7조원대 자본을 갖게 된 미래에셋대우, 증자 등을 통해 5조원 안팎의 자본 확대 가능성을 지닌 KB+현대증권, 이미 4.5조원 자본력을 갖춘 NH투자증권이 앞선 주자들이다. 선두 경쟁에서 다소 밀렸지만 한국투자증권의 반격 가능성도 남아 있다. 잠재 매물 가능성이 거론되는 삼성증권의 매각이 현실화된다면 두자릿수 자본력을 갖춘 초대형IB도 가능해진다. 불과 얼마전까지도 어둡던 증권업에 한 줄기 빛이 새어들기 시작했다.

요즘 우리 경제 핫이슈인 한국판 양적완화와 구조조정 이슈를 보자. 조선과 해운업계, 산업은행, 정부, 시장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이들의 접근법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극한 상황까지 오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하나다. 안주한 탓이다. 바꿔야 할 때 바꾸지 못했고, 도전해야 할 때 그러지 못했다.

최근 십수년 한국경제와 대기업 전략을 봐도 모방과 추격이 주류였다. 글로벌 수준이라는 반도체와 휴대폰이 그랬고 자동차도 다르지 않았다. 이런 면에서 요즘 상장 대어급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쉽다. 국내 최고기업, 글로벌 수위인 삼성의 십수년 신수종사업이 복제약 생산이라니. 추후 신약 개발로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대기업의 신산업 육성책의 한계가 드러난다. 한때 벤처기업으로 시장 이목을 끌던 싸이월드가 SK로 매각된 뒤 내리막으로 치닫던 기억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벤처와 재벌의 전략적 궁합은 어긋난 경우가 많았다.

결국 전형적인 제조업 마인드가 문제다. 도전, 자율, 창의라는 야성 없이는 한걸음도 나아가기 힘든 게 우리 현실이다. 시장 수요와 성장이 확인된 분야만 좇아선 설령 선두그룹까지 오른다해도 이를 향유할 수 있는 시간은 잠시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금융투자업에 희망이 보인다. 박현주의 미래에셋대우가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인사이트펀드, 브라질, 베트남 등 여러차례 해외투자에서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도전 의지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모두가 판단을 유보할 때 그는 새로운 길을 만들고 내디뎠다. 십여년 시행착오를 겪으며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니 투자 노하우가 꽤 쌓인 것도 사실이다. 한국판 골드만삭스까진 아니라도 5년, 10년후 한국판 노무라에는 근접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조금씩 생겨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더욱이 대부분 기업이 인수후 행하는 구조조정도 하지 않고 되레 지점을 늘리는 '역발상' 전략을 구사하겠단다. 끝까지 지켜봐야할 부분이지만 기존 M&A 프레임을 깬 신선한 발상이자 시도다.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 생존경쟁이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한 투자은행업계에서 자본력, 정보력, 네트워크, 리스크관리 능력 등 업그레이드할 부분이 한 둘 아니다. 금융당국 우려처럼 시스템과 의사결정 프로세스, 관리 능력 등이 여타 오랜 전통의 금융회사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금융은 제조업과는 달라 해당국가의 성장성과 역량에 크게 좌우된다. 일개 기업, 금융회사만의 능력 이슈가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지금 '진정한 창조, 모험자본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박현주의 IB 도전 2라운드가 자꾸 기대되는 건 왜일까. 그의 말처럼 투자 외엔 한국 자본시장의 성장 전략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박현주에 대한 안팎의 평가가 엇갈리는 것도 현실이지만 척박한 한국의 자본시장에 대한 그의 도전정신만은 분명 인정해줄 만하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증권부장 (deerbea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유심보호 서비스, 어떻게 가입하나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SK텔레콤이 해킹 피해 발생 시 100% 피해 보상을 약속한 유심보호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27일 '대고객 발표문'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해 달라"며 "이 서비스로 해킹 피해를 막을 수 있으니 믿고 가입해 달라. 피해가 발생하면 SKT가 100%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27 일 서울시내 SK텔레콤 대리점을 찾은 고객들이 유심 카드를 교체 예약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SK텔레콤은 오는 28일 오전 10시부터 가입자들에게 유심(eSIM 포함) 무료 교체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2025.04.27 gdlee@newspim.com SK텔레콤에 따르면 유심보호서비스는 유심교체와 동일한 피해예방 효과를 가지고 있다. SKT가 안전성을 보장하는 서비스로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총 554만명의 고객이 가입했다. 유심보호서비스는 지난 2023년 불법 유심복제로 인한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와 협력과정에서 개발됐다. 고객의 유심 정보를 탈취, 복제하더라도 타 기기에서 고객 명의로 통신서비스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한다. 유심보호서비스는 3가지 방법으로 가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SK텔레콤의 홈페이지 티월드를 통한 가입이다. 웹과 모바일웹을 통해 부가서비스, 안심/보험, 유심보호 서비스의 순서대로 클릭하면 된다. 네이버나 구글에서 '티월드 유심보호서비스'를 검색해도 바로 들어갈 수 있는 페이지가 나온다. 27일 오후 한 때 대기시간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오후 8시 50분 현재 대기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고객센터를 통한 방법이다. SK텔레콤 이용자가 휴대전화로 지역번호 없이 114를 누르면 고객센터로 연결돼 가입할 수 있다. 마지막 방법은 지점과 대리점을 통한 가입이다. SK텔레콤 지점이나 대리점을 방문하면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전원을 대상으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권장하는 문자 메시지를 순차 발송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오는 28일부터 시작되는 유심카드 무료교체를 위해 유심카드 100만개를 준비했다. SK텔레콤은 현장에 고객들이 몰릴 것을 대비해 예약 서비스를 이용해줄 것과 함께 대리점과 지점 직원들에게 고객에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권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유심보호서비스가 유심카드 교체에 준하는 서비스인 만큼 적극적인 가입 권장을 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유심카드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하며 그럼에도 사람이 몰리는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재고가 부족할 수 있다"며 "재고가 부족할 경우에는 예약을 해 재방문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시행 중인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한다면 강회된 비정상인증시도 차단(FDS: Fraud Detection System) 조치와 함께 유심카드 보호에 준하는 보안조치를 받을 수 있다"며 "유심카드 교체를 하지 못하더라도 유심보호서비스 가입하고 추후 안내를 통해 유심교체를 받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origin@newspim.com 2025-04-27 21:07
사진
트럼프 주니어 재계 누구 만나나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한국과 미국간 상호관세 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다음 주 방한해 삼성과 현대차 등 주요 그룹 회장들과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초청으로 방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오는 30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 정용진 회장을 비롯 재계 주요 총수들과 면담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트럼프 정부와의 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 재계의 요청에 따라 평소 교분이 두터운 트럼프 주니어를 초청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난 1월 18일(현지시간) 워싱턴을 찾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가운데)이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만나 부인 한지희씨(오른쪽)를 소개 후 반갑게 사진을 찍었다. [사진=신세계그룹] 앞서 정용진 회장은 지난해 12월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회동한데 이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트럼프 주니어와는 지난 2015년 국내 한 언론의 행사장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선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4대그룹은 물론 한화와 GS, HD현대중공업 등 10대그룹 주요 총수들이 트럼프 주니어와의 면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사업 비중이 큰 자동차와 반도체, 철강, 에너지, 조선, 방산 관련 기업들의 총수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우선 일정을 조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도 면담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tack@newspim.com 2025-04-25 15:0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