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골드만삭스가 전날 국제유가 전망을 대폭 상향한 가운데, 오히려 유가 전망에서 골드만을 이긴 미국 헤지펀드들은 '신중' 입장으로 돌아서 주목받고 있다.
17일 자 로이터통신은 기사를 통해 올해 초 골드만이 유가 약세 전망을 유지할때 맹렬하게 강세 포지션을 수집했던 헤지펀드들이 최근에는 골드만의 전망과 반대로 선물 및 옵션 시장에서 순 매수 포지션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 상승 베팅했던 헤지펀드, 이번엔 포지션 축소
한국시간 17일 오후 4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48.3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월 11일 최저점에서 20달러 뛰며 80% 가까이 상승했다. 연이은 상승세에 골드만삭스는 그간 고수해왔던 약세 전망을 철회하고 지난 15일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 시장이 물리적으로 수급 균형을 되찾아가기 시작했다"고 진단하면서, 2분기 WTI유 전망을 배럴당 45달러로 높였다.
골드만의 유가 전망은 단기적으로 원유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헤지펀드는 올들어 유가전망에 대해 골드만과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올해 초 골드만이 수급 균형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며 잠재적인 유가 변동을 경고한데 반해, 헤지펀드들은 유가 회복을 예상하고 선물 및 옵션 시장에서 강세 포지션을 구축했다. 올해 1월 초부터 4월 말까지 헤지펀드와 자금매니저는 WTI유와 브렌트유 선물 및 옵션 시장에서 순 매수 포지션을 2억3400만배럴에서 기록적 수준인 6억6300만배럴까지 3배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최근 골드만삭스가 유가 전망을 선회한 가운데 헤지펀드들은 반대로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그간의 상승장에서 이익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WTI유와 브렌트유 순 매수 포지션은 이달 3일을 기준으로 하는 주간에 4300만배럴 축소했고 10일 기준 주간에는 4500만배럴 축소하며 총 13%를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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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등한 유가, 상승 동력 있지만 리스크 산재
골드만삭스가 언급했듯이 유가 회복 움직임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미국의 생산량이 감소했고, 캐나다와 나이지리아 지역에서도 생산 차질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주 근월물과 원월물 선물 간 스프레드도 축소됐으며 근월물 가격은 고점을 찍으며 2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섰다. 이는 최근 랠리가 모멘텀(상승동력)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지난 2월 이후 국제유가가 현재의 수급 균형을 예상하며 충분히 올랐다는게 헤지펀드의 시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헤지펀드가 매수 포지션에 집중하면 시장 과잉을 유도해, 투기세력이 동시에 포지션을 거두어들일때 일어날 수 있는 갑작스러운 가격 역전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국제유가 급등이 원유 생산자들에게 구명줄을 던져줬기 때문에 수급 재조정 과정이 연기될 수 있는 위험도 상승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유가시장 리스크가 연초보다 강해져 단기 시장 전망에 불확실성을 더했다는 평가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