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한진해운이 사채권자 집회에서 안건으로 올린 채무 재조정안이 통과되면서 자율협약을 위한 중대 고비를 넘겼다.

채무 재조정은 한진해운이 용선료 인하와 함께 자율협약 개시를 위해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조건 중 하나다.

한진해운은 19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본사 23층 대강당에서 제 78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만기를 연장하는 사채권자 집회를 가졌다.

한진해운이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율협약을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로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이날 한진해운은 이달 23일 도래하는 BW 358억원에 대한 만기(조기상환일)를 9월 23일까지 4개월간 연장하고, 사채권자 선택에 따라 사채 원리금을 주식으로 교환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올렸다.

집회에선 미상환잔액(358억원) 중 13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투자자들로부터 만기 연장에 대한 동의를 받으면서 안건이 통과됐다.

만기 연장이 성공하기 위해선 투자자 3분의 1 이상이 출석해 참석자의 3분의 2가 동의해야 한다.

한진해운에 따르면 이날 사채권자 약 20명과 사전에 제출한 서명의결권 등을 포함한 사채 금액이 만기를 앞둔 미상환 신주인수권부사채(BW)이 3분의 1을 넘어 정족수를 충족시켰다.

BW 만기가 연장되면서 한진해운은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를 씻고 용선료 협상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미 6개 선사들로 꾸려진 'THE 얼라이언스' 합류를 결정지으면서 자구안 이행과 함께 용선료 인하를 위한 선주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진해운은 협상팀을 꾸리고 자문 로펌으로 영국계 프레시필즈를 선정해 협상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주요 선주들이 용선료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최근 가진 현대상선과 컨테이너선 선주들과의 협상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용선료 인하까지 성공하면 한진해운은 자율협약을 통한 경영정상화가 가능해진다. 실패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해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