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지 1년이 지나도록 새로운 기록을 내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이 초조해하고 있다. 이들은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내며 시장에 대한 비관론을 키우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사진=블룸버그> |
미국 동부시간 19일 오후 2시 55분 현재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20.46포인트(0.69%) 하락한 1만7406.16을 기록 중이다. 이날은 이 지수가 사상 최고점(1만8312.39)을 기록한 지 꼭 1년 되는 날이다. 전날까지 다우지수는 고점으로부터 4.3% 하락했다.
오는 21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고점(2130.82)을 기록한 지 1년을 맞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지수는 2013년과 2014년 각각 52차례, 38차례씩 고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단 6차례밖에 고점을 보지 못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금융위기를 거치며 지난 2012년까지 5년간 단 한 차례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지 못했다.
뉴욕 증시의 상승 여력이 제한되면서 투자자들의 초조함도 커지고 있다. 톰슨 로이터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한 주간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총 677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순유출했다.
헤지펀드도 미국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1분기에도 상위 50개 헤지펀드는 55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주식을 팔아 주식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을 6.9% 줄였다.
앤드루 버스팅글 팩트셋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헤지펀드가 가장 대규모로 매도한 주식은 애플이었으며 반대로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페이스북이었다.
WSJ은 최근 미국 기업의 실적이 부진했고 주식이 광범위하게 역사적 평균 가격보다 비싸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요 지수가 고점을 갈아치우지 못하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지수에 편입된 460개 기업의 1분기 실적은 1년 전보다 7.0% 후퇴해 4분기 연속 위축세를 이어갔다. S&P5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8.5배로 10년 평균치인 15.8배를 크게 웃돈다.
야누스 캐피털그룹의 어쉬윈 알란카르 자산배분 수석은 "경제 성장 속도가 주식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지 않는다"며 "미국 주식보단 신흥국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