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주의 이상으로 15%~50% 충당금 분류해야
[뉴스핌=한기진 기자] 조선·해운업발 은행권 2차 대손충당금 충격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상선의 법정관리가 공론화되는 등 기존 여신(대출+지급보증 등)을 온전히 회수할 수 있을지 다시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 IBK기업은행 등 6개 상장 금융지주(은행)사의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4개사 대한 추가 대손충당금이 2200억~31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들 업체 대상으로 올 1분기에 적립된 대손충당금 5499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총 익스포져(대출 및 보증규모) 3조8469억원의 충당금 비율이 '14%'나 된다.
충당금 적립 비율은 기업대출 시 정상일 경우에는 여신액의 1%를, 요주의는 7% 이상, 고정이하는 20%, 회수의문은 50%다. 이런 기준에 비춰보면, 충당금 비율이 고정이하에 맞먹어 높아 보인다.
그러나 현대상선에 대한 총 익스포져 2218억원 중 82%(1836억원)을 충당금을 쌓은 착시효과로, 이를 제외하면 적립비율이 9%(3663억원)으로 낮아진다.
그러나 대우조선의 재무구조 악화와 고강도 구조조정 본격화로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있다. 또 한진해운도 곧 현대상선처럼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배를 빌리고 주는 대가) 인하 협상을 벌어야 한다. 고정 이하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충당금을 적립할 상황이다.
시중은행 리스크 담당 부장은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한진해운도 같은 상황이어서 충당금 적립비율이 최소 50%로 올려야 한다”면서 “대우조선은 재무개선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요주의로 머물지만 15% 정도로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충당금 적립비율을 최소 15%에서 최대 50%로 올릴 것으로 본다. 15%로 올린다고 하면 현대상선은 확대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3사(총 익스포져 3조6251억원)의 충당금은 1774억원을 더 쌓은 5437억원으로 확대된다.
만일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에 실패하면 법정관리에 따른 충당금 비율이 100%(회수의문)로 상승해 382억원을 더 쌓아야 한다.
또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에 실패로 한진해운도 위험이 커져 충당금 적립비율이 최소 50%를 적용해야 한다. 이럴 경우 충당금을 907억원 더 늘려야 해서 조선해운 4사의 충당금 증가규모는 3063억원( 1774억원+382억원+907억원)으로 확대된다. 1분기 쌓은 5499억원을 더하면 총 충당금은 1조원대 육박한다.
앞서 부장은 “현대상선 충당금은 은행들이 80% 이상 쌓아서 700억원 정도 늘어나는데 그치겠지만, 다른 조선해운업종에 대해서는 4분기부터 크게 늘어날 것을 대비 중”이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