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 개선 및 주가 상승에도 주식펀드 '팔자'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에도 주요국 증시가 강한 내성을 보이고 있지만 주식펀드의 자금 흐름은 경고음을 내고 있다.
올들어 주식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경제 지표 개선과 주가 상승이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인하지 못한 셈이다.
27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한 주 사이 글로벌 주식펀드에서 92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달러 <출처=블룸버그> |
이에 따라 연초 이후 주식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1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 유가가 지난 2월11일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 배럴당 50달러 선을 ‘터치’했고, 미국 인플레이션과 그리스 부채위기 해소 등 크고 작은 호재가 잇달았지만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에 제동을 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뉴욕증시의 S&P500 지수는 5월 1% 이상 상승했고,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을 중심으로 유럽 주요 증시 역시 상승 반전을 이뤘다. 유로 스톡스 600 지수는 이달 2% 이상 랠리했다.
주식시장의 훈풍에도 투자자들은 주식 비중을 축소, 관련 펀드에 대해 ‘팔자’를 지속한 데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움직임과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따른 신뢰 저하를 배경으로 지목했다.
실제로 S&P500 지수는 연초 이후 2월 중순까지 10% 이상 급락한 뒤 강한 반전을 이뤘고, 지난해 5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상황이다.
투자자들 사이에 주가 향방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내달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한층 고조됐고, 이에 따라 달러화를 중심으로 외환시장과 상품시장이 한 차례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투표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회사채 매입 본격화에 따른 파장도 투자자들의 ‘리스크-오프’ 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위험자산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피터 도니사누 웰스 파고 인베스트먼트 글로벌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점점 더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는 한편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로 약 180억달러에 달하는 신규 자금이 밀려든 것으로 집계됐다.
리 와일드 인터랙티브 인베스터 전략가는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부터 기업 실적 악화까지 투자심리를 냉각시키는 요인이 적지 않다”며 “뿐만 아니라 대선 이후 경제 상황에 대해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경계감을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