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집권 임기말 4~5년차 증시 부진 심화"
[뉴스핌=우수연 기자] 역사적으로 정부 임기 말에 국내 증시도 하락세를 보인다는 흥미로운 분석 결과가 나왔다. 임기 후반부 레임덕 현상이 심화되면서 경기 친화적 정책의 효과가 떨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12일 현대증권이 지난 1987년부터 2012년 사이 대선사이클과 증시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각 정부의 임기 4년과 5년차에 증시 등락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곽병연 현대증권 연구원은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집권시기를 연도별로 나눠보고 각 연도마다 증시 등락률의 평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집권 2년(23.5%), 3년차(25.8%)에는 상승률이 평균 20%를 넘어섰으나 4년과 5년차에는 각각 1.5%, 1.9%씩 하락세를 보였다.
곽 연구원은 "임기 전반부에는 경기친화 정책이 강하게 추진돼 양호한 성과를 달성하지만, 후반부에는 레임덕 현상으로 정책 추진력이 약화되고 임기 전반부의 경기친화정책에 대한 부작용이 일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증시는 임기 전반부 1~3년차에는 양호하고 후반부 4~5년차에는 부진한 '상고하저'의 패턴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 같은 패턴을 올해 하반기 적용할 경우 조정 국면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한국 대통령 선거 사이클에 따른 증시 변화 <자료=현대증권> |
특히 보수성향 정부의 임기말에는 하락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보수성향 정부 집권시기 5년차에는 평균 증시 하락률이 16.8%에 달했다. 최근 국회가 여소야대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해석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그는 "보수정부의 임기말 주가 수익률이 전체 평균대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총선 정국 이후 여소야대 국면을 감안할 때 레임덕 강도에 따른 과거와 같은 패턴이 반복될 수 있음을 모니터링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실제로 국내 선행-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모두 하강국면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코스피의 상관계수가 0.41로 조사됐다.
곽 연구원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코스피 상관계수를 고려할 때 경기 하강 국면에서 주가 상승은 상당한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모멘텀 둔화를 고려해 올해 하반기 추경 및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세부적으로는 임기 후반부의 경기둔화가 주로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대선 직전연도와 해당연도에 설비투자의 수축 또는 정체 국면이 나타났고 이 같은 추세가 최근에도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