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계속 단속"…외교부 "중국에 불법조업 강력 단속 요청"
[뉴스핌=이영태 기자] 한국 군과 해경, 유엔군사령부로 편성된 '민정경찰(민사행정경찰)'이 공동 퇴거작전을 벌이고 있는 서해 한강하구 중립수역에서 불법조업 중인 중국 어선은 16일 현재 한 척도 없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한강하구 중립수역 내에서 불법조업 중인 중국 선박은 없다"고 말했다.
인천 강화군 교동도 인근 한강하구에서 불법조업을 하다 지난 14일 '민정경찰'에 나포된 중국어선 2척이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전용부두에 정박해 있다.<사진=뉴시스> |
앞서 군·경 요원들로 구성된 민정경찰은 지난 14일 오후 7시10분께 중립수역 내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 2척을 나포한 뒤 해경에 인계했으며, 이후 중립수역에 들어온 중국 어선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정경찰은 중국 어선이 언제든지 중립수역에서 불법조업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감시를 늦추지 않고 있다.
문 대변인은 "하시라도 불법 조업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군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지속적으로 단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외교부는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것을 우려해서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를 강력하게 요구하지 못한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조준혁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것을 우려해서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를 강력하게 요구하지 못한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며 "서해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는 2001년 한중 어업협정 발효 후에도 매년 성어기, 그러니까 4~6월, 10~12월을 중심으로 지속해서 발생해 오고 있는 문제다. 그간 우리 정부는 한중 정상회담, 외교장관회담 등 각종 계기에 중국 측에 대해서 서해 NLL(북방한계선) 인근 수역에서의 중국어선 불법조업에 대한 중국 측의 철저한 사전지도, 그리고 단속조치를 강하게 요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히 우리 정부는 금년에 4월에 꽃게 성어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외교채널을 통해서 중국 측에 동 수역에서의 중국어선 불법조업에 대한 우리 측의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최근에도 주한대사 초치 등을 포함하여 외교 경로를 통해서 수차례에 걸쳐 중국어선 불법조업 활동에 대해 중국 측이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즉각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며 "앞으로도 외교부는 해수부, 그리고 해경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모든 외교채널을 동원해서 서해 NLL 인근 수역에서의 중국어선 불법조업 근절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18차 한중 영사국장회의에서도 중국 측에 불법 조업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완중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장과 구오샤오춘 중국 외교부 영사국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한국 측은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 수역과 한강하구 중립 수역에서의 중국 어선 불법 조업의 심각성을 전달하고, 중국 측이 정부 차원의 강력한 단속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이를 위해 중국의 조치 내용을 단속 당국 간 공유하고, 출항 전 중국 어선들에 대한 단속과 계도를 강화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은 한강하구에서의 불법조업 문제성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으며, 실제 중앙 및 지방 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인 강력한 조치와 함께 어민 교육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측은 우리 해경의 총기 사용 문제와 관련해 자국민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한국 측은 총기 사용이 법 집행 과정에서 해경 대원들의 생명과 신체를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이며, 예기치 않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불법 조업 차단을 위한 중국 측의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북중 접경지대에서의 한국인 안전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으며, 양국 내 대형사건사고 발생에 대비해 핫라인 구축을 위한 담당자 명단교환에 합의했다. 아울러 제3국에서 위기 상황 발생 시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과 중국은 또 양국 간 국민 교류 1000만명 시대를 맞아 사증절차 간소화 및 복수 입국사증 발급에 관한 협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양측은 수학여행단 사증 면제 조치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양국 간 고위급 회담에서 논의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