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인수로 WM·CIB 강화
[뉴스핌=한기진 기자] KB금융그룹이 현대증권 인수로 한국형 유니버셜 뱅킹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세계적인 금융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은행(BoA)과 메릴린치 증권의 모델을 도입한 것이다.
2009년 BoA는 메릴린치 인수 후, WM(웰스매니지먼트)과 CIB(상업투자은행)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면서 먼저 WM분야에서는 증권의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역량을 활용했다. 증권부문이 그룹의 WM고객 투자 및 자산관리를 총괄토록 함으로써 ‘그룹 하우스 뷰(House View)’를 정립함과 동시에 타겟 고객을 세분화하여 ‘Mass Affluent 공략’을 강화했다.
또한 CIB분야에서는 증권 인수를 통해 기존 은행의 강점 영역인 DCM 영역을 강화했고 은행의 역량 부족 영역이었던 글로벌 ECM 및 DCM 사업(주식/채권발행 및 자문)을 확대했다. 이 모델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면서 BoA-메릴린치그룹의 그룹 포트폴리오는 리테일, WM, CIB의 세 분야가 2008년 73.3%, 9.8%, 16.9%에서 2014년 40.4%, 21.4%, 38.1%로 변화되면서 환경 변화에도 누수 없는 성장의 기반을 구축했다.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를 계기로 한국형 유니버셜 뱅크로 탈바꿈한다. 서울 여의도의 현대증권과 KB금융지주 본사의 모습.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BoA-메릴린치 외에도 은행-증권 복합점포 론칭 및 그룹 내 WM수익 비중을 확대시킨 ‘JP 모건 체이스’, One Mizuho 전략하에 은행-증권 협업 강화를 위한 채널과 조직구조를 개편한 ‘미즈호 그룹’, 증권 인수를 통한 IB부문 입지 강화 및 그룹-증권 수익성의 동반 성장을 꾀한 ‘SMFG 등이 있다.
KB금융은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예적금 등 전통적인 금융 상품 만으로는 국민의 재산 증식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증권)간 결합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해 한국형 유니버셜뱅킹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형 유니버셜뱅킹 구축의 핵심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KB국민은행의 자산관리 플랫폼을 하나의 조직으로 묶어 KB금융그룹만의 자산관리 모델을 제공하는 ‘KB형 WM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또 중소·중견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전통적인 자금조달뿐 아니라 인수·합병, 기업공개 등 금융 니즈가 다양해지는 만큼 CIB 분야에서도 맞춤 서비스를 확대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증권의 브로커리지 조직을 WM 중심으로 전환한다. 판매와 트레이딩(Sales & Trading) 경쟁력 제고를 통한 자산운용 및 상품제조 역량 강화하고 DCM/ECM/SF(Structured Financing) 등 강력한 IB 능력을 쌓기로 했다.
은행/증권 복합점포 확대를 통한 높은 시너지도 모색한다. KB그룹내 16개의 은행-증권 복합점포에 더해 현대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95개 점포를 기반으로 이러한 성공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경우 높은 수준의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CIB 시너지도 현대증권은 IB 부문 중 ECM, 부동산 PF에 강점이 있고, KB투자증권은 DCM 및 구조화금융 부문 강점이 있어 강력한 IB 하우스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현대증권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KB금융그룹은 국민들의 자산증식과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해 우리 경제의 혈맥이 되고 금융산업 발전의 새로운 토양을 만드는데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