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유 기자] 은행들이 현대중공업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행확대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당초 부행장급 간담회였지만 회의 개최 직전 부서장급 회의로 격하됐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시중은행 기업 여신 담당자들을 만나 "현대중공업에 대한 RG 발행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전달했다. 은행들이 RG 발급을 꺼려하면 조선사의 수주 환경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주채권은행이 나서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이 자리에는 시중은행뿐 아니라 국책은행 관계자도 참석했다.
A은행 부행장은 "회의 직후 참석한 부서장에게 물어 보니 은행 간 충분한 협의가 안 된 것 같더라"며 "구체적으로, 충분한 얘기 없이 회의를 마쳤다고 해서 특별히 협의를 한 부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RG는 금융기관이 조선사에 발급하는 보증보험의 일종이다. 조선사가 선박을 제때 건조하지 못하면,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RG 보증을 발급한 금융기관이 대신 물어 줘야 한다.
경영환경이 어렵다 보니 은행들은 RG 발급을 꺼려하고 있다. 조선사들은 정상적으로 수주를 마쳐도 RG 발급을 제때 받지 못하면 선박 건조 일정에 문제가 생긴다. 특히 RG 발급이 계속 보수적으로 진행되면 향후 추가 수주에도 악영향을 줘 현대중공업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수주한 LNG선 2척 중 하나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각각 1척씩 RG 발급을 받을 수 있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