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 5만t 건설용 강관설비 울산에 설치…해외서 국내로 컴백 이례적
[편집자] 이 기사는 7월 20일 오전 11시31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 전민준 기자] 현대제철이 강관사업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해외에 있던 생산설비를 국내로 이전하는 역발상을 택했다.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 3분기 안으로 쿠웨이트에서 가동하던 강관 생산라인을 울산공장으로 이설할 계획이다. 연산 5만t 규모의 이 라인은 건설용 파이프를 주로 생산하는 설비로, 내년 3월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세아제강, 동부제철을 포함한 8개의 경쟁기업들이 건설시장 불황을 이유로 설비를 축소하는 것과 달리, 현대제철은 오히려 생산라인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해외투자를 선호하는 대부분의 기업과 다르게 해외설비를 국내로 다시 가져온다는 측면에서도 이례적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건설용 강관설비를 중동으로 옮긴 지난 2013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현지에서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했다"며 "하지만 국내시장에서 설비가 줄어드는 추세를 오히려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다시 활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이설이 완료돼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35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관사업에서 매년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벌어들이는 것에 비하면 그 수치가 높지 않지만, 수익성이 높아질 가능성은 다분하다는 게 철강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 가격이 오르면서 건설용 파이프 매출·수익성 모두 상승하는 추세"라며 "현대제철은 틈새시장을 공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설비 증설과 함께, 오는 8월까지 울산공장에 있는 에너지용 강관설비 총 8기에 대한 합리화도 진행한다. 강관 생산길이를 18m에서 24m로 연장하고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 등이 주된 내용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강관 생산길이가 늘어나면 단척 파이프를 여러 개 붙여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며 "에너지용 강관 주요 판매처인 북미시장에서도 24m 이상인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지난 2015년 7월 현대하이스코를 합병하면서 강관사업 부문에 대한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용 강관기업들은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강관 소재인 열연강판을 자체적으로 조달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함은 물론 연구개발(R&D)에도 적극 투자하면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 울산공장은 매년 75만t에 달하는 파이프 생산이 가능하다"며 "몸집을 늘리는 역발상이 통할 경우 강관부문은 연간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발생시켜 주요사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