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초대형 IB 시대', 3조원대 증권사들 복잡한 '셈법'

기사입력 : 2016년08월02일 15:19

최종수정 : 2016년08월02일 17:04

삼성·신한·한투證 등 자본 3조원대 증권사 행보 주목
중소형사 M&A 활발, 대출업무 확대로 은행권 경쟁 심화

[뉴스핌=우수연 이광수 기자] 정부가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자기자본 기준을 단계적으로 확충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증권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증권업계가 대형화 흐름을 형성하면서 중소형사들을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는가 하면, 증권사의 대출업무 비중이 높아지면서 은행업계와 경쟁도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금융위원회는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을 위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초대형IB로서 자격이 주어지는 자기자본의 기준을 3조원·4조원·8조원 이상 3단계로 나누고 단계적인 자본확충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초대형IB의 자기자본 기준이 5조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이 조건을 충족하는 유일한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특혜 제공 논란이 일어왔다. 하지만 단계적인 자본확충에 따른 혜택을 차등 제공하는 육성방안이 발표되면서 한층 누그러진 반응이다.

A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 3조원에서 4조원 사이에 많이 포진돼 있기에 4조원이라는 기준을 선택했을 것"이라며 "대형 IB를 지향하도록 8조원 이상에 추가 특혜를 주는 등 잘 짜여진 계획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중소형사 M&A 활성화 전망…3조원대 증권사 행보 주목

기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자기자본 3조원)의 경우 자기자본 4조원을 기준으로 추가적인 업무 범위 확대가 기대된다. 자기자본 4조원이 넘으면 증권사도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고, 기업고객과 현물환 매매 등 외국환 업무도 가능해진다.

현재 자기자본이 4조원이 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대우(합병 기준, 6조7000억)와 NH투자증권(4조5000억원) 두 곳이다. 최근 합병한 KB·현대증권의 경우 3조8000억원으로 추가 증자나 인수 없이도 이익 확대를 통해 4조원은 무난하게 넘길 수 있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삼성증권(3조4000억원), 한국투자증권(3조2000억원), 신한금융투자(3조원) 등 3조원대 증권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진다. 추가 증자나 M&A를 통한 자본확충을 배제할 수 없게 되는 것.

B증권사의 고위관계자는 "올해 말 재무제표 기준으로 적용되기에 아직 5개월 정도 시간을 두고 충분히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며 "최단 시간 내에 효과를 분석해보고 (자본확충) 필요가 있다면 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늘리는 쪽으로 검토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초대형IB 자기자본 기준이 당초 예상보다 낮은 4조원으로 책정되면서, 이전까지는 매력을 끌지 못했던 하이투자증권이 흥행몰이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준이 5조원으로 책정될 경우 하이투자증권(7000억원)의 자본금은 큰 메리트가 없지만, 4조원으로 낮아진다면 3조원대 증권사들에겐 충분히 매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이번 육성 방안으로 3조원대 증권사들이 자본을 늘려 4조원을 맞출 유인은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기자본 7000억원대의 하이투자증권 매각에 따른 지분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증권사, 기업금융 비즈니스 확대…은행과 경쟁 치열해질 듯

이번 방안에는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를 늘리고,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로 조달한 자금에 대해 레버리지 규제를 완화하는 등 증권사의 대출업무 활성화를 위한 내용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증권사들도 기존의 수수료 사업에서 벗어나 기업금융 즉, 대출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기업·개인 금융 업무에서 은행업과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발행어음 허용 등 조달 측면에서의 메리트는 결국 대출과 연결되면서 증권사들이 기존의 수수료 사업보다 대출 사업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같은 부분에서 은행과 경쟁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사들의 자금조달 환경 개선, 기업신용공여 확대가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증권사의 조달 환경이 나아지더라도 그만큼 공격적인 사업에 손을 대는 비중이 높아진다면 전체적인 리스크는 확대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앞선 B증권사의 고위관계자는 "발행어음 업무가 허용되더라도 기업금융 의무비율을 두겠다고 했기에 이는 곧 대출 비즈니스로 이어질 것"이라며 "순수 신규 자금이 IB쪽으로 몰려들 것이란 확신도 없는 상태에서 무분별한 조달은 상당히 리스키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이광수 기자 (yes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