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 대졸자, 교육업 진출 절반으로 뚝
취업난으로 전공과 일자리 미스매치 가중
[세종=뉴스핌 조동석 기자] 자연계 대학 졸업생의 숙박·음식업 진출이 급증하고 있다. 전공을 못살린 것이다. 뿐만 아니다. 예술·체육계 대졸자의 숫자가 10년 전에 비해 배 가까이 증가한 가운데 이들의 진출비중이 높았던 교육서비스업 비중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일자리 미스매치의 현실인 셈이다.
예체능계 비중은 2004년 8.2%에서 2015년 13.7%까지 크게 올라 전체 계열에서 3번째로 높은 노동공급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계열 비중은 2000년대 중반 15% 이상으로 3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현재 약 10%에 불과하다.
3일 한국고용정보원의 ‘대학 전공계열별 고용현황과 추이-34세 이하 졸업자를 대상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자연계열 대졸자 중 경제활동인구는 2004년 63만5000명에서 지난해 57만8000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자연계열 졸업자가 가장 업종은 제조업, 숙박 및 음식업, 도소매업, 교육서비스업 순이다. 특히 숙박 및 음식업 비중은 2004년 5.9%에서 지난해 15.2%로 상승했다. 졸업자가 감소했는데도, 전공과 무관한 업종으로 진출자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들의 수요처가 없다는 의미다.
이 분석은 고용정보원 김두순 전임연구원이 전문대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35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보통 청년층을 29세 이하로 설정하지만, 노동시장 안착기간을 감안해 이 보고서에서는 대학원 졸업자를 포함하고 나이를 34세 이하로 정했다.
예체능계 대졸자의 경제활동인구는 2004년 38만7000명에서 지난해 75만7000명으로 96% 증가했다.
이들의 진출비중이 높은 산업은 도소매업, 교육서비스업, 제조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의 순이다.
예체능계 졸업자의 고용률은 2007년 69.2%를 저점으로 2015년 75.4%까지 올라갔다. 김 연구원은 “노동공급 증가와 헬스 및 여가 관련 일자리 수요의 증가가 혼재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자리 질은 떨어졌다. 예체능 계열의 진출비중이 높았던 교육서비스업은 2004년 31.5%에서 2015년 14.6%까지 하락했다.
아울러 예체능 계열의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2012년까지 감소하다가 최근 상승하고 있 으며, 자연계열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예체능계의 경우 2003년 24.9%에서 2012년 14.8%, 2015년 17.0%가 됐다.
예체능 다음으로 비임금근로자 비중이 높은 자연계열은 2003년 12.3%, 2011년 6.1%, 2015년 10.5%로 상승했다.
예체능계열의 10인 이후 소규모 일자리 비중은 2015년 기준 49.3%로 전체 계열 중 가장 높고, 자연계열이 36.0%로 뒤를 이었다.
김 연구원은 “예술·체육계열은 전공의 특수성으로 10인 이하 소규모 일자리가 많다. 자연계열의 비임금근로자 비중과 소규모 일자리 비중의 상승은 취업의 어려움으로 전공이 일치하지 않는 일자리 영역으로 진입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조동석 기자 (dsch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