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 증가세 '주춤'…"기존 흥행작 의존도 줄여야"
[뉴스핌=최유리 기자] 컴투스와 웹젠이 올해 상반기 실적 성장세를 기록하고도 활짝 웃지 못했다. 해외 시장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기세가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성장 한계에 부딪힌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활로를 찾았지만 기존 성장 엔진이 식어가면서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다.
22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웹젠과 컴투스는 지난 상반기 실적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잘 나가던 해외 시장에서 예년만큼 힘을 못 쓴 탓이다.
웹젠은 전년 대비 23.9% 증가한 113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 증가에 비해 영업익은 316억원으로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18.9% 감소한 236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2분기에는 매출액과 영업익이 모두 뒷걸음질쳤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4%와 37.7% 감소한 538억원, 14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비용(392억원)을 17.9%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매출이 15.0% 감소하면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
모바일게임 '전민기적', 웹게임 '대천사지검' 등 중국 로열티로 구성되는 '뮤'의 해외 매출이 빠진 결과다. 실제로 뮤 매출은 지난 2분기 31% 감소한 44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익에서 세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던 것과 비교하면 속도가 둔화된 모습이다. 웹젠은 지난해 3분기 매출 78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경쟁작이 나오면서 뮤 오리진 매출 순위가 하락하는 등 핵심 게임들이 매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며 "올해 실적 전망치를 내려잡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에서 힘이 빠진 것은 컴투스도 마찬가지다.
컴투스는 올 상반기 30% 증가한 2617억원의 매출을 벌었다. 영업이익은 1084억원으로 43% 늘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지만 성장률만 보면 지난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2분기에는 매출액(1266억원)과 영업이익(486억원) 모두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역성장을 나타냈다.
전체 매출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해외 매출의 부진이 뼈아팠다. 주력 모바일게임인 '서머너즈워'가 포함된 2분기 해외 매출은 전 분기보다 8.2% 줄어든 1075억원을 기록했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서머너즈워의 이벤트 효과가 없어지면서 매출이 다소 줄었고, 상반기 출시한 게임 중 매출에 의미있게 반영될 작품이 없었다"면서 '포스트 서머너즈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게임업계 안팎에선 양사의 주춤한 성장세를 우려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 중 해외 진출로 성공을 거둔 모범답안으로 꼽혀왔으나 새로운 성장 동력 부재가 실적으로 가시화되면서다. 우려를 반영하듯 웹젠 주가는 지난 6월 1일 2만1650원에서 지난 19일 기준 1만7100원으로 21.0% 하락했다. 같은 기간 컴투스는 13만2800원에서 10만6400원으로 19.9% 떨어졌다.
양사는 하반기 신작으로 매출 다원화를 꾀할 계획이다. 웹젠은 온라인게임 '뮤레전드' 공개 테스트를 진행하고 팀버게임즈가 개발한 모바일 MMORPG '아제라 아이언하트'를 하반기에 퍼블리싱한다. 뮤를 앞세운 IP 제휴 사업도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컴투스는 역할수행게임(RPG) '이노티아', '히어로즈워2'와 스포츠게임 '9이닝스 3D', '프로젝트 G2'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 라인업을 준비 중이다. 북미와 유럽에서 서머너즈워의 대규모 마케팅과 업데이트도 예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신작 출시가 이어지지만 성적표는 출시 후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면서 "신작 라인업 예고만으로 기대를 샀던 과거와 달리 게임 시장 전체가 침체되면서 달라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