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요주의 강등시, 충당금 8000억원 달할 듯
[뉴스핌=송주오 기자] 수출입은행이 정부로부터 1조원의 현금출자를 받아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10.5%에 맞추려던 당초 계획이 틀어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강등이 현실화될 경우 최소 수천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의 바젤Ⅲ 대응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수출입은행의 BIS 비율 개선에 발목을 잡고 있다. 당초 정부와 수출입은행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1조원의 현금출자를 통해 수출입은행의 BIS 비율은 10.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재무건전성 강화를 요구하는 바젤Ⅲ 도입에 따른 결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연이어 대우조선해양 여신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강등하고 충당금을 더 쌓기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수출입은행도 더 이상 대우조선해양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해 놓기 힘든 상황인 것.
여신은 등급에 따라 ▲정상 0.85% ▲요주의 7% ▲고정 20% ▲회수의문 50% ▲추정손실 100%를 최소 적립한다.
이 때문에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여신 강등에 따른 추가 충당금이 최소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출입은행은 선수금환급보증(RG) 7조6000억원을 포함해 총 9조6000억원을 신용을 제공했다. 충당금 설정의 기준인 신용공여한도는 12조원이다.
수출입은행이 등급 별로 최소한의 충당금만 적립한다고 가정할 경우 요주의 강등시 84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이럴 경우 추경 1조원이 대부분 충당금 적립으로 비워진 자본자리를 메꿔 BIS 비율 개선 효과가 떨어진다. 1조원 지원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앞서 산업은행으로부터 5000억원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현물출자를 통해 자본 확충 지원을 받았다. 3월말 기준 9.88%인 BIS 비율을 10.2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금융감독원에서 이날 발표한 6월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BIS 비율은 10.01%로 목표에 못 미쳤다.
지난 6월 초 STX조선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로 수출입은행이 관련 여신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으며 자본확충 효과가 떨어져서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말 6400억원에 이어 올해 4000억원 가량을 추가로 적립했다. 이에 따라 당초 기대했던 BIS 비율 개선효과는 0.35%에서 0.13%로 쪼그라들었다.
수출입은핸 관계자는 "RG는 일반 여신 보다 충당금 적립 계산을 달리해 적게 쌓는다"면서도 "대우조선해양의 추가 충당금 규모 등에 따라 추후 자본확충 방안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