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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전 한은 총재 “소비와 복지 늘리는 게 해답"

기사입력 : 2016년09월02일 13:29

최종수정 : 2016년09월02일 14:01

한은에서 특강..."낡은 성장엔진 바꿔야한다"

[뉴스핌=백진규 기자] “수출과 투자에 의존하던 낡은 경제성장 엔진을 바꿔야 한다. 소비와 복지를 늘리는 것이 해답.”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오전 한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국경제 성장환경 변화와 정책대응’에 대해 강연했다. 강연 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해법으로 소비와 복지 증대를 꼽았다.

박 전 총재는 먼저 수요 공급 논리로 그동안 우리나라가 일궈온 경제성장을 설명했다. “수요 측면에서 수출과 투자가 성장을 주도해 왔기 때문에 공급측면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생산을 늘리기 위해 외채까지 끌어오고, 가계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장려해 대기업에 자금을 대줬다” 고 분석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대기업을 성장 견인 기관차로 보고 가계는 성장 바람을 빼는 누출 요인으로 본 것이다. 박 전 총재가 지난해 발표한 ‘한국경제 위기와 구조개혁’ 논문에 따르면 국민총소득에서 법인기업 비중은 꾸준히 증가한 반면 가계 비중은 감소했다.

그는 전기요금을 예로 들어 한국 경제 구조 문제를 설명했다. 1Kw당 전기 생산 원가는 113원인데, 산업용은 81원 가정용은 281원에 판매해 가계 소득을 줄이고 기업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또한 “더 이상 예전의 경제성장 엔진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며 “과거에는 투자와 수출이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지금은 수출은 마이너스 성장, 투자는 연 3% 성장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국민소득 증대 핵심은 소비에 있고 소비 주체는 대기업이 아닌 가계”라며 “가계 소득을 늘려줘야 하고, 이것이 바로 복지”라고 덧붙였다.

그의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복지 수준은 OECD국가 34개 중 꼴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소비를 늘리기 위해 그는 “빈부격차를 완화하고 법인세를 높여 가계 소득을 늘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최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라며 “결혼 하고 아이 낳는 것이 본인에게 더 유리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여성 입장에서 임신 출산 때문에 직장과 경제생활에서 불이익 받지 않아야 한다”면서 “신혼부부 전용 장기 저리 임대주택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나 국민은 10년, 20년 후의 일은 가볍게 생각하는데, 어느 나라나 미래의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할 일”이라며 앞으로도 한국은행이 중장기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박승 전 한은 총재는 2002년 4월부터 2006년 3월까지 제 22대 한국은행 총재를 지냈다.

지난해 발표한 ‘한국경제 위기와 구조개혁’ 논문에서는 ▲계층이동이 거의 불가능한 자본주의 체제위기 ▲양극화가 깊어지는 분배위기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성장위기를 한국경제의 세 가지 당면 위기로 분석했다.

<자료='한국경제 위기와 구조개혁' 논문>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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