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한도·환율제도·선물시장·신용등급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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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지완 기자] 한국인 투자자금이 베트남 증시로 몰리는 데는 4가지의 긍정적인 신호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베트남이 인건비가 오른 중국의 대안으로 글로벌 생산기지로 변모한 후 금융시장의 개혁·개방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한도를 상향 조정하고, 환율제도를 바꾸고, 선물시장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같은 노력에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 상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앞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대만 등 신흥국이 자본시장을 개방하고, 외국인에게 우호적인 정책을 펼 때 증시가 급등했던 경험이 있다.
◆ "베트남 투자기획부, 67개업종 외국인 투자한도 상향 예정"
베트남정부는 최근 증권업과 자산운용업에 대해 외국인 투자제한 규정을 완전히 철폐했다. 지난해 9월 일반기업의 외국인 지분취득 제한규정 철폐 이후 지속적으로 외국인투자한도를 완화하는 것이다.
부쑤언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베트남 투자기획부가 석탄, 사료수입, 인프라운영 등 세부적인 67개 업종에 대해 외국인 투자한도 상향조정안 초안을 작성중이라고 발표했다”면서 “베트남 정부가 해외자금 유치를 위해 자본시장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외국인투자한도 철폐는 단기 급등으로 이어졌던 다른 나라 사례가 있다.
한국은 1992년 1월 외국인 직접투자를 허용하며 주식시장을 개방했다. 당시 종목당 외국인투자한도를 10%로 설정했으나 이후 1997년12월까지 8단계에 걸쳐 50%까지 완화했다. 이듬해인 1998년5월 일부종목을 제외하고 주식시장을 완전히 개방했다.
외국인 보유한도가 철폐된 후 외국인 보유비중은 1997년 9.1%에서 2001년 14.5%까지 급속히 증가했다. 완전개방될 당시 1998년 5월 코스피는 332.0에서 6개월만에 451.9로 36.1% 올랐다.
중국 역시 2003년 7월 적격외국기관투자자제도(QFII, Qualified Foreign Institional Investor)를 도입하며 외국인에 자본시장을 개방했다. 이 조치 후 상해종합지수는 1500에서 4년3개월만에 6000을 돌파했다.
◆ 환율제도 변경 후 안정성 높아져...자유변동환율제 도입 기대
베트남은 외국인투자한도 철폐 외에도 외국인 투자자에게 우호적인 환율제도를 도입했다.
베트남중앙은행(SBV, State Bank of Vietnam)은 고정환율제도를 올해 선택적 환율제도로 바꿨다. 매일 제시하는 기준환율에서 상하 3%씩 변동을 허용한 것. 원화를 포함한 8개 통화의 가중평균으로 기준환율을 매일 제시해 외환보유고의 안정성을 높였다. 베트남정부는 지난해 3/4분기에 환율유지를 위해 67억달러를 소진했다. 이 때문에 377억달러였던 베트남의 외환보유고는 310억달러까지 줄었다.
이에 환율 완전 자율화를 도입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대원 한국운용 주식운용본부 글로벌운용팀 팀장은 “베트남은 상반기에 무역수지 15억달러 흑자 전환으로 외환보유고가 사상최대치인 380억달러를 기록중”이라며 “달러/동 환율 안정성 증가로 환율 완전 자율화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환율제도 개혁 역시 앞서 다른 나라에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대만은 1990년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다음해 종목별 투자한도 10%를 설정하며 외국인 직접투자를 허용했다. 이후 6차례에 걸쳐 단계별 한도 상향후 2000년 자본시장을 완전히 개방했다. 그 결과 대만가권지수는 7년간 4000에서 1만까지 상승했다.
선택적 환율제도 도입 후 올해 달러/동 환율은 연초대비 0.84% 하락했다. 이는 달러/루블(러시아), 달러/헤알(브라질) 환율이 각각 11.77%, 18.13% 하락한 데 비해 선방한 것이다.
부쑤언토 연구원은 “베트남 동화는 외국인직접투자(FDI)유입 지속, 무역수지 개선, 해외거주 베트남 교민의 송금 증가 등으로 상대적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내년 선물시장 도입, 7대 은행 신용등급 상향전망 등 호재
베트남 정부가 내년에 선물시장을 도입한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 동안 글로벌IB를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베트남 투자를 꺼렸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마땅한 헤지수단이 없다는 것이었다. 올해초 베트남 국가증권위원회는 2017년초에 베트남시장 선물도입을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1996년5월 KOSPI200 선물시장을 도입한 후 외국인투자비중도 늘고, 지수가 상승했다.
한편,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베트남 7개 은행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고려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용등급 상향을 고려하는 배경으로 베트남 경제여건 개선에 따른 은행권이 보유중인 신용자산의 질적개선, 수익모델의 발전, 자금조달능력과 유동성 개선 등을 꼽았다. 신용등급 상향에 대한 결정은 90일이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이는 베트남의 금융시장에 대한 글로벌시장의 평가가 달라진다는 증거 중 하나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