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 유의' 경고음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 트위터(Twitter) 인수전이 가열되면서 비슷한 규모의 IT 기업들 주가가 혹시 모를 인수 가능성에 대비해 가파른 오르막을 연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또다른 거품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내놓고 있다.
지난 27일 뉴욕 증권시장에서 세일즈포스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디즈니까지 트위터 인수를 본격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IT 종목이 동반 상승세를 연출했다.
소비자 평가사이트 옐프(종목코드:YELP)는 5.2% 치솟았고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TRIP), 여행관련 온라인 예악처리사이트 익스피디아(EXPE), 미국 최대 온라인 음식주문업체 그럽허브(GRUB)도 모두 3% 넘게 뛰었다.
관련 IT주가 한 달 추이 <출처=블룸버그> |
트위터 인수전이 가열되면서 이들 소규모 IT업종이 함께 오르막을 탄 것은 해당 업체들 또한 대형 IT기업들이 탐낼 만한 장점들을 갖고 있기에 향후 인수 소식이 들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익스피디아의 경우 온라인 예약 사업 부문에 강한 입지를 다졌고, 그럽허브의 음식배달 플랫폼도 대형 IT업체들이 활용하고 싶어하는 분야다. 트립어드바이저나 옐프가 갖춘 정보 서비스 부문도 매력적.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 마치 IT업계 인수합병이 본격 호황을 맞을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지만 이미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IT 주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고 같은날 금융전문지 배런스(Barron’s)가 전했다.
이미 고점을 찍고 있는 주가에 인수 가능성이라는 기대만으로 불필요한 바람을 불어넣었다간 2000년 '인터넷거품(닷컴버블)'이 재연될 확률만 높아진다는 것이다.
현재 그럽허브의 경우 최근 1년 수익 대비 주가 배율(PER)이 91.19배에 달하고, 트립어드바이저와 익스피디아의 경우도 각각 68.36배, 79.09배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우량주 평균 PER인 18배를 대폭 웃도는 수준이다. 옐프의 경우는 최근 주당 순이익이 아예 59센트 적자로 밸류에이션 기준 수치가 나오지 않는다. 주주들은 그만큼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90년대 인터넷 거품 당시 IT종목은 실적과는 무관하게 가파른 상승세를 연출했었고 결국 거품 붕괴 사태로 이어졌다. 배런스는 현재 미국 IT업계가 '닷컴버블' 당시만큼은 아니지만 트위터 인수 열기를 타고 관련 주가 상승세가 과열되는 것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