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댈러스 부동산펀드, 열흘새 공모만 3천억 조달
채권형 빼고 올해 최대 판매...내년부터 기관과 무한경쟁
[뉴스핌=박민선 기자] "이제 펀드를 통한 개인들의 국내외 부동산 투자가 본격화될 겁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선보인 미국 댈러스 소재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펀드가 총 42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증권가는 대부분 놀랍다는 반응이다. 열흘간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이 3000억원(미래에셋그룹 자기자본 500억원 포함). 나머지 1200억원은 사모로 조달했다.
대체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강한 수요를 입증하기엔 부족함 없는 기록이다. 이번 부동산펀드는 올해 들어 채권형 펀드를 제외하고 2000억원 이상을 판매한 첫 상품이기도 하다.
한 증권사 상품전략담당 임원은 "최근 투자시장이 채권형 펀드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1000억원 이상 판매한다는 자체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3000억원을 투자예상금액을 완판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증권가는 이를 계기로 개인 투자자들의 부동산 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IB업계에 따르면 2012년 이후 활성화된 기관 투자가들의 부동산 투자상품(사모펀드)들의 만기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돌아온다. 현재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마트 및 백화점 등 대규모 점포 관련 펀드는 100여개다. 기관들은 부동산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매각 차익까지 고려할 경우 배당 수익률을 제외하고도 최대 10~15% 수준의 수익률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이 자금은 다시 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에 흘러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래에셋 댈러스 펀드를 통해 시장에 대기하고 있는 대체투자 수요가 확인된만큼 이를 개인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시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부동산투자담당자는 "그동안 기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부동산 투자 시장에 개인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는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판매망이 구축돼 있는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매력적인 상품들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2~3년간 이런 방식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부동산 상품들이 2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역시 '국민재산 증식 지원 펀드상품 혁신 방안'을 마련하는 등 개인들에게 부동산이나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
한 대형 자산운용사 상품전략담당 임원은 "금융당국이 제도적으로 공모재간접펀드가 실물 자산을 갖고 있는 사모펀드에 투자 가능한 공모펀드를 허용한다는 입장이어서 공모투자자들도 재간접이라는 형식을 통해 부동산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사모펀드들이 만기 전에 공모재간접 펀드에 넘기면 기관들은 매각 전에도 자산의 현금화가 가능해지고 개인 역시 새로운 투자 수단이 생긴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이 단기적으로 과열될 수 있는 만큼 옥석을 가리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선 운용사 임원은 "상품을 만들어낸 회사가 어떤 대상에 투자하는 것인지 상품성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부동산 자산 투자시 고려해야 하는 입지 및 임차인 확보 조건 등은 기본적으로 살펴봐야 할 요소"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